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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NC의 2016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LG 김지용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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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의 LG 트윈스. 그래도 위안거리가 있다. 우완 불펜 김지용의 호투다.
LG는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하며 3대7로 패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지난 주말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전 동료이던 정의윤, 최승준에게 일격을 당하며 2연패 한 분위기가 뼈아프게 이어졌다. 4~5위 자리에서 잘 버티던 순위가 당장 7위로 떨어졌다. 이제 더 떨어지면 중위권 싸움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
그래도 지는 과정 위안거리가 하나 있었다. 김지용의 재발견이다. 우완 불펜 김지용은 3일 잠실 SK전에서 2⅓이닝 2실점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평범한 성적이지만, 투구 내용을 보면 나쁘지 않았다. 6회 봉중근을 구원등판해 140km 중반대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던졌다. 특히 직구가 낮게, 그리고 홈플레이트 양쪽 끝으로 잘 제구됐다. 자신감있게 타자와 승부하는 모습이 좋았다.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도 좋았다. 4-6으로 밀리던 8회 2이닝을 소화한 후 최근 타격감이 좋은 최승준에게 투런 홈런을 맞기 전까지는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줬다.
5일 삼성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지용은 3-7로 밀리던 7회 1사 1, 2루 위기서 상대가 대타 김태완을 내세우자 최성훈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김태완을 삼진,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8회에도 등판해 박해민-박한이-이승엽을 범타 처리했다.
사실 이 2경기만 잘 던진 게 아니다. 지난달 18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1군테 콜업돼 30일 KIA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30일 경기에서는 2⅓이닝을 소화하며 승리까지 챙겼다. 감격의 시즌 첫 승리였다. 양상문 감독은 김지용의 투구에 대해 "최근 구위와 밸런스가 매우 좋다"며 칭찬했다.
김지용이 불펜에서 확실한 우완 필승조로 자리를 잡아준다면 LG에는 천군만마가 된다. 최근 마무리 임정우가 불안한 가운데 베테랑 이동현, 사이드암 신승현 2명의 투수로 우완 불펜진을 끌어가기에는 힘에 부친다. 특히 두 사람은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파워피처가 아니다. 이 부족한 부분을 김지용의 배짱투로 만회할 수 있다. 지금 구위만 유지한다면 상대 타자들이 결코 공략하기 쉬운 공이 아니다.
김지용이 LG 유니폼을 입고 1군 마운드에 오르기까지의 극적인 사연은 이미 알려져있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에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이후 군대도 다녀오고, 무명 생활이 이어졌다. 그러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훈련 과정에서 양 감독의 눈에 들었다. 대표팀에서 라이브배팅을 도울 투수를 LG에 요청했고, 그 때 김지용이 공을 던졌는데 투수 전문가 양 감독이 그의 슬라이더를 본 후 극찬하며 곧바로 스프링캠프에 데려가며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당시 슬라이더 각도 하나만으로도 1군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는데, 최근에는 주무기 슬라이더는 기본이고 직구에 힘까지 붙어 계산이 되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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