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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라인업이 폭발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렸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김태균의 부활은 역시 자신있는 스윙과 뛰어난 선구안에서 비롯됐다. 공을 판단하는 능력에서는 김태균을 따라올 타자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 출루율 부문서 김태균이 최근 몇 년 동안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유다. 지금도 타율은 3할에 미치지 못하지만 출루율은 4할2푼4리로 이 부문 10위에 올라있다. 중심타자 치고는 "공을 너무 신중하게 본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다. 그러나 뛰어난 선구안에는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좋은 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렸던 공이나 실투를 안타로 연결해야 한다.
김태균이 최근 잇달아 적시타를 터뜨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이것이다.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전에도 김태균은 정확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렸다. 4-5로 뒤진 5회초 1사 3루서 넥센 선발 피어밴드를 상대로 좌측 폴대를 때리는 투런홈런을 날렸다. 김태균은 3구째 130㎞짜리 슬라이더가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오자 이를 볼로 골랐고, 이어 볼카운트 1B2S에서 피어밴드가 몸쪽으로 붙인 140㎞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라인드라이브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피어밴드의 공은 한복판에서 약간 안쪽으로 몰린 실투였다.
이어 0-2로 뒤진 3회말 김태균은 만루 상황에서 박진형의 130㎞짜리 높은 코스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중간을 꿰뚫은 2루타를 터뜨리며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이번에도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실투를 공략했다.
김태균은 시즌이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 마음고생이 컸다. 좀처럼 장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고, 이후 한 달 동안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일부러 공을 띄우기 위해 스윙 각도를 조정해 보기도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장타를 의식하고 타석에 들어서니 부담이 크다. 김태균 특유의 맞히는 타격으로 편하게 치는게 중요하다"고 조언을 했을 정도다. 4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던 적도 있었고, 타율은 금세 3할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 김태균의 타격에는 자신감과 정확한 선구안이라는 두 개의 무기가 모두 살아났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