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현과 임정우, 양파고는 이들 활약 계산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5-23 08:06


LG와 kt의 주말 3연전 두번째 경기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신승현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4.30/

신승현과 임정우. '양파고'의 계산 프로그램에는 이 선수들의 활약이 이미 입력돼있었던 것일까.

LG 트윈스의 분위기가 좋다. LG는 주말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주중 kt 위즈 3연전 스윕 이후 상승세를 이었다. 특히, 상대가 지난 몇년 간 자신들을 유독 괴롭혀온 천적 넥센이었기에 위닝시리즈에 더 큰 의미가 있다. 21승18패 단독 3위. 9위 kt와의 승차가 3경기밖에 되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지만, 리빌딩을 선언한 LG가 이렇게 좋은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한 이는 많지 않았다.

많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그 중 진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불펜 필승조 신승현과 마무리 임정우다.

신승현은 올시즌 18경기 18⅔이닝 2승5홀드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중이다. 올시즌 LG 야구가 무너지지 않게 지켜주고 있는, 보이지 않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가장 중요한 순간 등판하는 투수가 됐다. 이기고 있을 때, 박빙일 때, 역전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추격의 순간 가리지 않고 경기에 나선다.

임정우는 넥센에 거둔 2승을 모두 지켜냈다. 세이브가 벌써 9개다. 이제 완벽히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시즌 개막 후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는 투구를 했는데, 양상문 감독이 임정우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도하며 선수에게 정신적 안정을 준 효과가 컸다. 도망가지 않고, 당당히 타자와 승부하는 모습 자체가 달라졌다.

두 사람의 활약이 기분 좋은 건, 사실 두 사람이 이런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예상한 시각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양 감독도 조차도 두 사람의 이런 놀라운 투구를 예측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사실, 신승현은 개막 엔트리 합류 여부도 장담하기 힘든 투수였다. 지난해 37경기에 등판했지만, 1패 3홀도 평균자책점 4.79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올해 LG의 필승조는 이동현과 정찬헌으로 구성될 줄 알았다. 그런데 정찬헌은 수술로 인해 일찌감치 낙마했고, 이동현도 허벅지 부상으로 1군에 없다. 이런 상황에 LG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신승현이 이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넥센과 LG와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2사 1,3루서 넥센 서건창을 삼진으로 처리한 LG 임정우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5.22.
임정우 역시 마무리 보직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양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정찬헌과 임정우의 공개 경쟁을 시켰는데, 사실 양 감독의 마음은 7대3 정도로 정찬헌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빠른 공이 위력적인 정찬헌의 스타일이 조금 더 마무리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찬헌이 아프지 않았다면, 아마도 마무리로 출발을 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정찬헌이 수술대에 올랐고, 임정우가 큰 짐을 짊어지게 됐다. 그런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LG는 팀 미래를 책임질 젊은 마무리 투수를 만들어냈다.


최근 구위와 상태를 봤을 때, 두 사람이 갑자기 무너지는 일은 없을 듯 하다. 이 활약이 이어지면 LG의 가을야구 진출 꿈도 현실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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