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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득점권 타율, 한화 반등의 선결과제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5-22 12:11


자리를 비웠던 감독이 돌아왔다. 선발 투수들도 5이닝을 넘기기 시작했다. 기회를 얻은 유망주들은 열심히 쳐댄다. 분명 한화 이글스의 야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 2루 한화 정근우가 좌월 3점홈런을 치고 들어오며 선행주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5.21/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그 가운데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로 저조한 득점권 타율이다. 주자를 열심히 내보내지만, 결정을 짓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주자들', 수많은 잔루수는 곧 한화가 이길 수도 있던 경기를 잡지 못했다는 걸 의미하고 있다.

당장 21일 대전 kt위즈전만 해도 그렇다. 한화는 초반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4-7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놀라운 뚝심을 발휘하며 경기 후반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역전 기회까지 얻었다. 8회말 정근우의 동점 3점포가 나온 이후 kt 불펜은 2개의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빠진다. 타석에는 앞서 2개의 안타(1개는 3루타)로 2타점을 쓸어담은 송광민이 나왔다. kt도 투수를 김재윤으로 교체했다. 김재윤은 원래 포수 출신이다.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싱싱한 어깨로 강력한 속구를 던지지만, 경기 운용이 노련하진 않다.

그러나 송광민은 김재윤의 직구를 공략하지 못한 채 결국 4구만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정석대로 초구를 노려 스윙했으나 공에 배트가 닿지 않았다. 2구는 볼이었는데, 3구는 다시 강속구에 헛스윙, 그리고 마지막 4구는 그냥 서서 지켜봤다. 기본적으로 이날 김재윤의 공이 좋았지만, 베테랑 타자인 송광민이 이런 찬스에서 4구만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물러난 점은 매우 아쉬운 장면이다.

사실 이같은 장면은 올해 시즌 초반 흔하게 나타났다. 그 결과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저조한 득점권 타율을 기록 중이다. 21일까지 2할4푼8리(441타석 363타수 90안타)에 머물고 있다. 득점권 타석 기회는 많이 만들어냈다. 득점권에서 총 441타석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6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기회를 대부분 무산시켜왔던 게 한화의 현실이다. 겨우 131타점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이 역시 리그 최하위다. 안타(90개)는 오히려 SK와이번스(89개)보다 1개 더 많이 쳤다. 그러나 SK의 득점권 타율은 2할5푼8리로 1푼이나 높다.

이런 차이는 희생타 비율에서 발생한다. 한화는 득점권에서 희생타 9개, 희생플라이 7개를 만들었다. 그러나 SK는 희생타가 8개로 한화보다 1개 적었지만, 희생플라이는 무려 18개나 됐다. 당장 여기서 타점차이가 확 벌어진다.

결국 득점권 상황에서의 타자 집중력 측면이 이제껏 한화 타자들에게는 부족했다. 그 결과 많은 잔루가 발생하면서 득점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선발진의 안정화를 통해 새로운 반등을 준비하는 만큼 이같은 타선의 문제점도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선수들의 더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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