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KIA 1~3선발 뒤의 허전한 4~5선발 그림자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22 10:48


21일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한 KIA의 고졸 루키 전상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정용운이 18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는 모습.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전상현이 누구지?'

21일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한 KIA 타이거즈의 고졸 루키. 상대팀 SK는 물론, 많은 팬들과 야구인들까지 고개를 갸웃했을 것 같다. 1군 등판 기록이 없는 신인 투수가 선발로 나섰으니 말이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한 우투우타의 전상현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8순위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퓨처스리그(2군) 6경기에 출전한 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섰다. 전상현의 선발 등판은 코칭스태프의 과감한 결정이기도 했지만, KIA 선발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시즌 전 예상과 다른 그림이다.

에이스 양현종과 연봉 170만달러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 그리고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한 윤석민, 지난해 9승 투수 임준혁.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1~5선발이다. 그런데 KBO리그 최강 5선발로 평가됐던 이 선발진은 오래가지 못했다. 9이닝 완투까지 했던 윤석민, 시즌 초 고전했던 임준혁이 부상으로 갑자기 전력에서 빠져나갔다.

두 선발 요원이 빠졌으나 나머지 세 명은 기대대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주로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을 하면서, 1승(5패·평균자책점 3.88)에 그쳤지만, 양현종은 여전히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다. 헥터는 완봉승을 포함해 4승(1패·3.43)을 거뒀고, 지크도 안정적이 투구 속에 4승(5패·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둘은 나란히 9차례 등판해 6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고민중인 팀이 않은데, KIA는 이런 걱정이 없다.

막강 1~3선발이 버티고 있는 KIA도 4~5선발 고민이 크다.

양현종과 헥터, 지크에 윤석민, 임준혁 등 기존의 선발 5명에 외에 선발을 경험한 투수는 총 5명. 임기준과 한기주 최영필 정용운 전상현이 펑크가 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 가능성을 시험했다.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해도, 깜짝 성공작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SK 와이번스전. 6회말 2점 홈런을 때린 KIA 오준혁을 동료들이 환영해주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최근 4~5선발들의 성적을 보자.


지난 12일이 한기주가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실점을 하고 강판됐다.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전 때는 베테랑 최영필이 선발로 나서 2⅓ 동안 5안타 1실점하고 교체됐다. 애초부터 긴 이닝이 예정된 선발 등판이 아니었다. 서재응-최희섭 은퇴식이 진행된 이날 KIA는 다행히 난타전 끝에 8대7,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전엔 정용운이 선발로 나서 4⅔이닝을 던져 6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정용운에 이어 가동된 불펜까지 무너져 KIA는 5대15로 대패했다. 전상현은 21일 SK전에서 4이닝 5실점(4자책)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초반 대량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KIA는 8대7, 1점차로 고개를 떨궜다. 4~5선발이 나선 경기는 대부분 초반 대량실점하고 끌려갔다. 이렇다보니 필승조를 가동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패턴이 이어졌다. 드라마같은 극적인 반전도 일어나지 않았다. 새로운 선발 투수를 발굴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새얼굴들의 산뜻한 호투를 볼 수는 없을까. 1,2,3선발 뒤가 너무 허전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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