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작? 한화 장민재, 고정 선발 전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5-18 12:17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일까.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일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전자쪽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듯 하다.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장민재가 1회 심수창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5.04
한화 이글스가 마운드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선발진의 등장이 그 증거다. 당장 18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 지난해말 상무에서 제대한 좌완 김용주가 선발로 나선다. 뿐만 아니다. 불펜에서 주로 나왔던 우완투수 장민재는 이제부터 고정 선발로 보직을 이동하게 됐다.

한화 김광수 감독대행은 지난 17일 포항 삼성전을 앞두고 "장민재는 이제 선발에서 계속 나오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투수에게 불펜대기 보다는 선발이 더 컨디션을 만들기에 편하다. 게다가 장민재는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다. 선발 준비도 충분히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실 '장민재 선발 전환' 카드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어쩔 수 없는 팀 상황의 여파라고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올해 한화는 선발진이 모조리 난조를 겪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마저 2군에 내려가 있다. 제대로 된 선발이 없고, 그나마 2승이라도 챙겨준 마에스트리마저 1군에서 사라진 상황을 벗어나려면 새로운 선발이 필요했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장민재를 선택했다.

그러나 장민재가 그냥 요행으로 선발 자리를 따낸 것도 아니다. 김광수 감독대행의 말처럼 장민재는 충분히 준비가 돼 있는 선수였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장민재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계기로 새롭게 업그레이드 됐다. 많은 연습을 통해 구위를 향상시켰고, 그 과정에서 선발에 필요한 투구수로 만들었다. 비록 시즌 초반에는 불펜으로 나왔지만, 언제든 선발로 등장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투수다.

실제로 장민재는 지난 12일 대전 NC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3안타 4볼넷으로 2실점했다. 당시 투구수는 86개였다. 이닝당 투구수(21.5개)가 많아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요령을 익힌다면 얼마든지 최소 5이닝은 버틸 수 있는 투수다. 장민재는 "캠프에서 정말 많이 던졌기 때문에 선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무래도 정해진 날짜에 나오는 선발이면 컨디션 조절을 더 잘 할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민재가 선발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다면 한화는 팀의 제일 큰 약점인 선발진 붕괴 현상을 조금이나마 막아볼 수 있을 듯 하다. 이것만 해도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포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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