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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4번 테이블세터 박병호? 밥상 다 차렸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5-16 05:15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범경기가 6일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미네소타 박병호가 2회말 1사후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3루수 실책을 유도해 2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플로리다(포트마이어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3.06/

해결사 역할을 맡아달라고 4번 자리에 배치했더니, 선두타자로만 나왔다. 하지만 박병호는 마치 테이블세터가 된 듯, 타순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박병호의 활약 속에 8연패에 빠졌던 미네소타 트윈스는 2연승을 달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박병호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4번-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병호의 4번 선발 출격은 시즌 두 번째. 첫 4번 출전은 지난달 25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이었다. 박병호는 클리블랜드 원정 3연전 길에 올라 물오른 활약을 펼쳤다. 14일, 15일 연속으로 5번 타순에 배치돼 첫 경기에는 연타석 홈런을 때렸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박병호의 활약 속에 겨우 8연패에서 탈출한 미네소타였다.

폴 몰리터 감독은 위닝시리즈, 연승을 위해 박병호 4번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떠먹을 밥상이 차려지지 않았다. 지난주부터 1번 타순에 배치된 간판타자 조 마우어를 비롯, 에두아르도 누네즈와 미겔 사노 1-2-3번 타자가 이날 경기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4번타자인데, 4타석 중 3타석을 선두타자로 나섰다.

답답한 박병호. 스스로 밥상을 차렸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트레버 아우어를 상대로 2루타를 때려냈다. 초구는 스트라이크를 그냥 보냈다. 2구는 높은 볼. 3구는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였다. 4구째가 승부처. 바우어가 낮은 커브를 던졌는데, 박병호가 방망이를 내려다 잘 참았다. 그리고 5구째 들어온 한가운데 공을 잘 잡아당겼다. 상대 3루수 후안 유리베와 베이스 사이를 꿰뚫는 안타를 때려냈다. 좌측 펜스까지 데굴데굴 구른 공에 박병호는 여유있게 2루까지 뛰었다. 그리고 3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에디 로사리오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2-0으로 앞서던 4회도 선두타자. 하지만 아쉬운 삼진. 6회 2사 1루 상황서도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 부진을 9회 만회했다. 불펜이 불안하기에 3-1 리드가 아슬아슬했던 미네소타. 박병호가 또다시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박병호는 볼카운트 1S 상황서 바뀐 투수 제프 맨쉽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상대투수 공에 빗맞은 타구였지만, 워낙 힘이 좋은 박병호이기에 타구가 내야를 벗어났다. 타구가 중견수-유격수-2루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며 텍사스 안타가 됐다. 박병호의 출루로, 다시 활기를 찾은 미네소타 타선. 이날 경기 솔로홈런을 터뜨렸던 호르헤 폴랑코의 중전안타에 이어 로사리오의 쐐기 싹쓸이 2루타로 5대1 승리를 거뒀다.

미네소타는 박병호 출루-로사리오 해결 루트로 2연승 신바람을 달렸다. 4번 박병호는 이날 경기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테이블세터가 기록해야 할 성적을 남겼다. 타율은 2할4푼8리에서 2할5푼7리로 상승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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