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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거물급으로 성장할만한 신인 투수가 등장했다.
지난 두 경기 부진을 말끔히 씻은 빛나는 투구였다. 신재영은 지난달 29일 SK 와이번스전에서 6⅓이닝 10안타 4실점,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⅓이닝 6안타 5실점하며 연패를 당했다. 제구력이 나쁘진 않았지만, 집중타를 얻어맞은 것이 대량실점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5일을 쉬고 나선 이날 롯데전에서는 구위와 제구력 모두 정상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볼넷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 돋보였다. 신재영이 올시즌 7경기에서 41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내준 볼넷은 한 개다. 지난달 29일 SK전에서 5회초 박재상에게 유일하게 볼넷을 허용했다. 신재영의 피안타율은 3할9리로 규정 투구이닝을 넘긴 투수 25명 가운데 3번째로 높지만, 볼넷을 최소화한 덕분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고 있다.
신재영의 경이적인 볼넷 관리는 공격적인 자세에서 비롯된다. 이날 승리후 신재영은 "포수 (박)동원이의 조언대로 공격적으로 피칭하면서 투구수도 줄고 적극적으로 승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신재영은 이날 22명의 롯데 타자들 가운데 10명에게 4구 이내에서 승부를 봤다. 안타를 비교적 많이 허용해 투구수는 91개에 이르렀지만, 볼넷을 내주지 않은 것이 호투의 원동력이 됐다.
신재영은 "볼넷 기록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염경엽 감독은 "재영이가 볼넷 기록에 대한 부담은 생겨도 괜찮다. 더 공격적으로 승부할 것 아니냐"며 투구 자세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공격적인 투구는 사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인데 '모 아니면 도'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실투가 많아지면 난타를 당하지만, 이른 볼카운트에서 맞혀잡는 피칭을 하면 투구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물론 코너워크와 공끝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재영의 경우 피안타가 많은 편이나, 철저한 볼넷 관리로 위기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날 현재 신재영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1.25로 25명 가운데 8위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