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박병호, 강속구 약점 보완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5-11 16:34


시즌 초반 매서운 장타력을 과시하던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가 주춤하고 있다. 일시적인 타격감 저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부진의 패턴을 보면 한 가지 우려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바로 '강속구 약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범경기가 4일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미네소타 박병호가 2회말 1사 3루에서 1타점 우전안타를 치고 있다.
플로리다(포트마이어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3.04/
박병호는 11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나왔다. 그러나 4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말았다. 벌써 2경기 연속 무안타다. 상대 선발 케빈 가우스먼에게 2회와 4회 6회에 삼진 2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로 묶였고, 9회에는 상대 마무리 잭 브리턴을 상대해 투수 앞 땅볼에 그쳤다. 이로써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2할4푼4리로 낮아졌다.

사실 2경기 연속 무안타 정도는 시즌을 치르다보면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일이다. 딱히 '부진'이라고 할 정도도 아니다. 타자들은 원래 10번의 기회에서 3번만 안타를 쳐도 'A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존재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병호의 2경기 연속 무안타는 그다지 심각한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박병호의 타격 패턴을 보면 한 가지 우려되는 면이 포착된다. 사실 이는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가기 이전부터 제기됐던 의문점이다. 메이저리그의 강력한 패스트볼에 대해 고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속 95마일(약 153㎞) 이상의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박병호가 상대한 가우스먼은 98마일(시속 약 158㎞)짜리 강속구를 구사하는 파워피처다. 4회에도 박병호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하다가 98마일의 강속구를 던져 1루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박병호는 이 강력한 패스트볼 때문에 자신의 리듬을 잃었다. 2회와 6회에 가우스먼에게 당한 삼진은 그렇게 발생한 것이다. 또한 9회에 상대한 브리턴 역시 95마일의 빠른 공을 던져 투수 앞 땅볼을 이끌어냈다. 95마일 이상의 빠른 포심 패스트볼이 박병호에게는 치명적이라는 게 점점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박병호는 11일까지 95마일 이상의 공을 상대해 10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공을 맞히기는 하지만 힘으로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당초 이런 문제는 박병호의 스윙 매커니즘과 관련해 우려된 바 있다. 수도권 A팀 감독은 "박병호는 타이밍으로 받아치는 유형이라 강속구에 고전할 수도 있다. 그걸 극복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과연 박병호가 강속구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