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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프랜드 부진, 뭐가 문제일까, 반등은 가능한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5-10 09:31


3⅓이닝 7실점(6자책점)-4⅓이닝 4실점(3자책점)-5이닝 5실점.

3경기 1패.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스캇 코프랜드가 한국 데뷔 후 남긴 3경기 성적이다. 처음에는 낯선 무대가 어색해 부진했다고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하지만 3경기 연속 시원찮은 모습이 이어지자 여기저기 걱정의 시선이 생기고 있다

LG는 코프랜드를 데려오며 최고의 땅볼 유도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자랑했다. 싱커와 투심패스트볼이 주무기. 직구같이 오던 공이 마지막에 조금 떨어지며 휘면 자연스럽게 방망이 밑 부분에 공이 맡고 땅볼이 된다.

그런데 땅볼도 야수 정면으로 가야 투수가 이기는 것. 한국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직구 구속은 150km 가까이 나온다. 그런데 제구가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 싱커도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빠지거나, 홈플레이트 양쪽 끝으로 걸쳐 들어갈 때 땅볼 아웃을 유도할 수 있다.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수준 높아진 한국 타자들이 모두 대처해낸다. 구속이 150km라고 해도, 제구가 되지 않으면 타자들에게 통타당한다. 그렇게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보니 볼넷도 늘어났다. 12⅔이닝 투구를 하며 볼넷을 무려 16개나 내줬다.

코프랜드가 흔들리면 LG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코프랜드는 개막 후 데려온 투수다. 그만큼 제대로 된 선수를 데려오겠다며 개막까지 기다린 LG. 코프랜드가 오면 선발진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며 안정적인 로테이션이 돌 줄 알았다. 그랬던 투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선수단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코프랜드에게 이렇게 큰 기대를 걸어도 될까 하는 부분을 언급할 수 있다. 코프랜드는 LG가 애초에 데려오겠다고 했던 메이저리그급 투수가 아니다. 경험도 그렇고 몸값도 그렇다. LG가 발표한 코프랜드의 연봉은 75만달러. 팬들이 기대한 건 LG가 발표하지 않은 이적료였다. 많은 이적료를 투자해 이와 연봉을 합하면 다른 구단이 수준급 투수 영입에 투자하는 액수가 나올줄 알았다. 하지만 코프랜드의 몸값은 그정도가 아니었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코프랜드는 원래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 계약에 합의했었다. 그 때 메이저리그 원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부터 스프링캠프 초청장이 날아와 오릭스와의 계약을 포기했었다. 이 때 오릭스와의 합의 금액이 약 80만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가 바보가 아닌 이상,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줬을리는 없다. 80만달러 기준으로 하면 많아야 20만달러 정도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코프랜드를 데려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약했던 메이저리그급 투수는 데려오고 싶은데, 생갭다 계약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코프랜드를 데려오게 된 것이다.

일단, 양상문 감독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코프랜드가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조금 애를 먹고, 불운이었을 뿐 구위가 크게 밀리는 투수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코프랜드는 돌아오는 SK 와이번스와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과연, 코프랜드가 LG의 불안 요소를 지워주는 호투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욱 수렁에 빠지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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