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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정인욱 카드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1회를 제대로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흔들렸다. SK 타선은 득점 생산력이 좋은 편이다. 간간이 섞이는 장타와 함께, 공을 골라내는 집중력과 유효 적절한 희생타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인욱은 1회 선두타자 이명기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1루 주자 이명기가 2루 도루를 시도하는 순간이었다. 희생번트를 실패한 조동화는 그대로 가볍게 배트를 내밀었고, 공교롭게도 타구는 유격수 김재현이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순간, 그 방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정인욱의 공이 높게 형성된 치명적인 단점이 포함돼 있었다.
결국 조동화의 번트 실패는 전화위복이 됐다. 1사 2루가 되어야 할 장면이 무사 1, 3루로 둔갑했다. 급격히 흔들린 정인욱은 최 정에게 또 다시 볼넷. 무사 만루의 찬스를 허용했다.
그리고 역대급 타점 페이스(31경기 37타점)를 펼치고 있는 4번 정의윤에게 찬스가 걸렸다. 정인욱은 또 다시 정의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결국 허무한 선취점. 위기는 계속됐다. 정인욱은 박정권에게 좋은 공을 던졌다. 하지만 박정권은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낮은 공을 그대로 쳐내며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후, SK 이재원과 김재현은 정인욱의 투구를 모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연결했다. 적시타는 단 하나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무려 4실점했다.
2회 정인욱은 삼자범퇴로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그리고 삼성 타선은 2회 추격의 1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인욱은 3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정의윤에게 좌월 135m 초대형 홈런을 내줬다. 삼성 라이온스 파크 첫 장외홈런이었다.
결국 정인욱은 4회까지 69개의 투구를 기록한 뒤 장필준과 교체됐다. 정인욱의 구위는 괜찮았지만, 매우 진한 아쉬움이 드러난 선발 등판이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