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메리트(승리수당) 제도가 폐지됐다. 수십년간 암암리에 행해지던 메리트는 올해부터 자취를 감췄다. 예전에도 리그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하지 않겠다고 각 구단이 합의했지만 몇달 가지 못했다. 한 구단이 슬그머니 돈을 지불하자 다들 원점으로 돌아갔다. 올해는 강력한 제재와 규정 명문화로 약속이 지켜지고 있다. 문제는 실수익이 줄어든 선수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일부팀에선 구단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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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메리트 폐지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해도 선수들은 반신반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십년간 계속된 제도이고 최근 들어 야구인기가 높아지면서 메리트 금액은 거의 줄어든 적이 없었다. 폐지 선언을 해도 결국에는 다시 시행될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문제는 메리트 규모가 갈수록 커진 데 있다. 경기당 수백만원 수준에서 수천만원, 3연전에 억대까지 금액이 올라갔다는 소문도 돌았다. 결국 팀당 연간 10억원 이상으로 메리트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재정압박을 걱정할 수준에 이르렀다.
KBO 관계자는 "승리수당은 잣대가 분명치 않고 음성적으로 운용될 경우 부작용이 크다. 차후 이 부분은 연봉에 귀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메리트는 돈으로 선수의 분발을 촉구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선수들간, 팀간 위화감에 도박적 요소도 있어 중독성이 우려된다.
경기전 상대선수를 앞에 두고 "오늘 경기에 우리팀은 얼마를 걸었다"는 식의 대화가 스스럼없이 오갔다. 프로야구가 내기나 도박처럼 비춰질 수있다. KBO관계자는 "시행 첫해 선수들의 일부반발은 예상됐던 부분이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