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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전. 경기 전 감독실에서 마주한 김성근 한화 감독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꽃가루 알러지 때문에 연신 휴지로 눈가를 훔쳤다. 팀은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는데,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선까지 침체에 빠졌다. 투타가 모두 무기력증에 빠져 활로를 찾지 못했다. 김 감독은 어두운 얼굴로 "변명같지만 부상 투수가 많아 어려움이 컸는데, 투타 밸런스도 안 좋다.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연장 끝에 패한 여파가 컸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선 조금 다른 그림이 나왔다.
타선도 모처럼 집중력을 발휘했다. 2회말 선두타자 김태균이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때렸다. 20경기 만에 홈런 갈증을 푼 첫 대포였다. 풀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직구(142km)를 통타했다. 이어 신성현의 볼넷, 최진행의 중전안타로 무사 1,2루. 정근우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는데, 하주석이 삼진, 차일목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런데 3회 1사 만루 기회에서 타선이 모처럼 집중력을 쏟아냈다. 1사후 이용규가 볼넷, 김경언이 좌전안타을 때렸고, 김태균이 볼넷을 골랐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최진행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흔들리던 상대 선발 양현종을 착실하게 공략해 2점을 추가했다. 2회 1사 2,3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한터라, 중요했던 추가점이었다.
3-0으로 앞선 8회초 불펜이 2점을 내주고 쫓겼다. 급박한 상황에서 마무리 정우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어려운 승부이긴 했지만, 이전처럼 어이없이 무너지지 않았다. 3-2로 쫓긴 8회말에는 2사후 추가점까지 냈다. 4대2 승. 이전과는 조금 다른 한화였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