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광-오준혁으로 본 한화의 1년 전 실패한 트레이드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4-26 06:04


지금부터 1년 전인 지난해 5월 6일,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는 4대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KIA는 좌완 투수 임준섭(27)과 우완 박성호(30), 외야수 이종환(30)을 내주고, 광주일고 출신의 '만년 유망주' 유창식(24)을 비롯해 베테랑 불펜요원 김광수(35), 외야수 오준혁(24) 노수광(26)을 영입했다. 트레이드의 중심 선수는 유창식과 임준섭이었다.

김기태 KIA 감독은 광주일고 출신 유창식의 '미래', 젊은 외야수들의 '잠재력'을 보고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오준혁 노수광은 병역을 해결해 홀가분한 상황이었다. 한화 소속으로 1군에서 볼 수 없었던 김광수는 KIA 이적 후 중간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화는 선발, 중간으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임준섭에 포커스를 맞췄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주도해 이뤄진 트레이드로 알려졌다. 당시 한화가 즉시 전력감을 얻기 위해 팀의 '미래'를 넘겼다는 비판이 있었다. 오준혁 노수광은 2군에서 1군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후 약 1년이 흘렀다. 어느 팀이 현명한 결정을 내렸던 것일까.


23일 롯데전 3회 1점 홈런을 때린 노수광.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올시즌 두 팀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조금 더 긴 시간을 두고 성패를 평가해야겠지만, 현 시점에서 따져보면 KIA는 '성공한 트레이드', 한화는 '실패한 트레이드'다. 한화가 보낸 선수들이 중용되고 있는 반면, KIA 출신 선수들은 별다른 활약을 못 하고 있다. 거래의 중심에 있던 유창식 임준섭이 정작 조용하다는 게 아니러니다.

요즘 KIA에서 가장 '핫'한 타자가 노수광이다. 25일 현재 12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36타수 16안타), 1홈런, 5타점. 빠른 발을 활용해 4차례 도루를 시도, 모두 성공했다. 3루타도 1개 때렸다. 노수광은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안타, 2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펄펄 날았다.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24일 롯데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 이 기간에 18타수 9안타, 타율 5할을 찍었다. 백업 외야수 정도로 알았는데, 주전급 선수로 뛰어올랐다. 노수광을 보면서 한화팬들은 쓴웃음을 지을 것 같다.

사실 1군에서 시즌을 맞은 오준혁이 먼저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일 kt 위즈전에서 오준혁은 3루타 2개를 포함해 4안타를 쳤다. 이후 다소 주춤하면서 11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경험 부족을 드러냈으나 핵심 선수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김광수는 올해도
24일 롯데전 4회 3루타를 때린 노수광.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5경기에 등판해 허리 역할을 해줬다.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유창식은 1,2군을 오르내렸다.

한화로 간 선수들은 1군에서 보기가 어렵다. 임준섭은 올시즌 가동할 수 없다. 지난달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뼛조각 제거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기대가 컸는데, 개막도 하기 전에 시즌을 접었다. 이적 후 중간 계투로 나서다가 팔꿈치 통증이 찾아와 5월 말 이후 다시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중간 투수 박성호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왼쪽 무릎 연골 손상으로 관절 내시경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중이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6개월 재활과정을 거쳐 후반기에나 등판이 가능하다. 세 선수 중 유일하게 이종환이 간간이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로 대타로 나서 9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재질이 있다고 해도, 한화의 팀 구조상 중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26~28일 대전구장에서 3연전을 치르는 한화와 KIA. 양팀 사령탑은 1년 전을 떠올리며 어떤 생각을 할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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