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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천에서 선발 맞대결을 한 SK 김광현과 넥센 피어밴드는 인상적인 선발 맞대결을 했다. 특별한 날이었다. 김광현은 개인통산 100승에 도전하는 뜻깊은 날이었고, 피어밴드는 1선발다운 면모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였다. 최종 승자는 피어밴드였다. 둘다 6이닝을 소화했는데 피어밴드는 6피안타 1실점 시즌 2승째, 김광현은 6이닝 8피안타 2실점 시즌 2패째를 했다. 퀄리티스타트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하루. 그래도 성적보다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김광현은 지난해까지 투피치(두 구종만 주로 던지는 스타일) 투수였다. 직구와 슬라이더로 타자를 요리했다.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140㎞에 근접하는 고속슬라이더만 있어도 불편함이 없었다. 체인지업을 집중 연마해 최근에는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포피치 투수로 거듭났다. 이날 직구 제구와 체인지업 제구가 살짝 살짝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애를 먹었지만 리그 정상급 투수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일단 100승 달성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김광현은 팀이 1-2로 뒤진 7회초 마운드를 채병용에게 넘겼다. 딱한번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1-0으로 앞서있던 4회초 2사 1루에서 넥센 7번 박동원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약간 높게 형성됐다. 박동원은 오픈 스탠스로 힘껏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펜스를 넘길 것이 확실시되는 대형타구였고, 파울이냐 아니냐가 관건이었다. 타구가 폴대 안으로 들어가며 인천 문학구장 왼쪽 담장 위를 때렸다. 하마터면 장외홈런이 나올뻔 했다. 공식 비거리는 125m였다.
김용희 SK감독은 "이왕 할거면 빨리 달성하는 것이 좋다"며 김광현의 100승 아홉수를 경계했다. 하지만 리그 26번째, 좌완으론 세번째(송진우 210승, 장원삼 109승) 100승 달성은 한템포 쉬어가게 됐다.
피어밴드는 지난해 13승11패를 기록한 넥센의 기둥투수다. 밴헤켄이 일본으로 떠나며 1선발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전날까지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중이었다. 또 한명의 외국인투수 코엘로 역시 1승2패에 그치고 있다. 중고 신인 신재영이 3승을 거두며 마운드를 떠받치고 있지만 경험은 무시못한다. 장기레이스를 염두에 둔다면 피어밴드의 승수쌓기는 마운드 운용에 있어 큰 변수다. 이날 피어밴드 역시 포피치 선발의 표본을 보여줬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특히 위기순간에 더욱 강했다. 1회초 1사 2루에서 3번 최정을 3루 땅볼, 4번 정의윤을 내야 플라이로 막았다. 3회 2번 김성현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고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소리없이 제몫을 다하고 있다. 이날 넥센은 3대1로 승리했다. 피어밴드는 2승째(1패)를 따냈고, 김광현은 시즌 2패(2승)로 패전 멍에를 썼다.
인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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