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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롯데 자이언츠 주장은 강민호다. 롯데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 감독이 지난해말 직접 지명했다. 조 감독은 당시 "(강)민호가 중고참이기도 하고 이제는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왔다. 포수로서 투수들과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고 했다. 팀내 존재감, 팀원들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 그리고 야구 실력 등 조 감독의 말대로 강민호는 주장에게 필요한 자질을 고루 갖춘 선수다. 강민호의 매력은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에서 묻어나온다. 롯데 프런트가 강민호를 리더로 인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강민호는 높은 팀공헌도를 자랑하고 있다. 타율 3할6푼6리에 3홈런, 12타점, 9득점을 기록중이다. 팀내 홈런과 타점 공동 1위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6할(10타수 6안타)로 전체 1위다. 도루 저지율은 3할5푼3리로 10개팀 주전 포수 가운데 4위. 상황이 이러하니 강민호가 빠진 경기에서는 조 감독도 살짝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강민호는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5회말 정주현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쇄골을 강타당해 다음날 경기에 결장했다. 조 감독의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다. 조 감독은 강민호가 올시즌 전경기에 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시즌 전 "타율, 홈런, 타점은 떨어져도 좋으니 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준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게 무슨 뜻이 강민호는 잘 알고 있다. 포수 뿐만 아니라 팀의 리더로서도 분위기를 잘 잡아달라는 사령탑의 '바람'이었다. 요즘 경기전 롯데 덕아웃에서는 훈련 시간 동안 조 감독이 근처를 지나가는 강민호의 이름을 부르고 파이팅을 북돋워주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강민호는 FA 계약 2년째였던 지난 시즌 123경기에서 타율 3할1푼1리, 35홈런, 86타점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조 감독과는 달리 강민호는 올시즌 지난해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기록은 절대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