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피안타 8K 오승환, 회전수 2317rpm '돌직구'의 위력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4-13 11:11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8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현재 경기력으로만 놓고 보면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LA 다저스 선발 류현진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로스터에서 빠져있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은 빅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빅리그 첫 해, 오승환은 시즌 초반부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강자 세인트루이스의 '필승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막강 투수진을 구축한 팀이다. '클로저'로 한국과 일본 야구를 평정한 오승환이지만 이렇게 빠르게 MLB, 그것도 세인트루이스 같은 강팀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건 주목할 일이다.

오승환은 13일(한국시각) 현재 세인트루이스 로스터에 오른 12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1안타도 맞지 않았다. 물론 5명의 선발 투수(웨인라이트, 와카, 리크, 가르시아, 마르티네스)는 긴 이닝을 던지기 때문에 안타를 안 맞을 수 없다. 하지만 오승환 같은 불펜 투수는 다르다. 1이닝 정도의 짧은 이닝을 소화하기 때문에 피안타수가 의미가 있다. 불펜 마무리 로젠탈(2안타) 셋업맨 시그리스트(1안타) 매너스(1안타) 등이 모두 안타를 허용했고, 오승환만 무 피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승환은 4경기에 등판 1승, 3⅔이닝 동안 무안타 4볼넷 8탈삼진, 평균자책점 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9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오승환은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하고 있다. 오승환을 처음 상대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타자들은 낯설었다. 투수와 타자가 서로 처음 상대할 때는 투수가 확률상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오승환 피칭 히트맵. 화면캡처=팬그래프닷컴
오승환의 주무기인 직구는 스피드(91.82마일)에선 MLB 평균 구속(92.58마일)보다 약간 떨어졌다. 그러나 오승환의 직구는 회전수(2317rpm)에서 MLB 평균(2233rpm) 보다 크게 앞섰다. 회전수는 볼끝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회전수가 많은 만큼 타자들은 정확하게 맞히기가 어렵고 또 맞혔다고 생각해도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승환은 시즌 초반 마운드에서 매우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오승환이 그동안 상대했던 KBO리그와 NPB리그 타자들 보다 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정타가 나올 경우 장타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걸 항상 신경쓴다. 따라서 안 맞기 위해 최대한 낮고 강하게 공을 뿌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4개의 볼넷이 나왔다. 오승환은 지난 4경기에서 총 15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총 투구수는 71개였다. 스트라이크는 36개. 비율로만 보면 스트라이크가 조금 적었다.

오승환은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던졌던 구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직구 비중이 55.9%로 가장 높았고, 슬라이더(35.3%), 체인지업(7.4%) 커브(1.5%) 순이었다. 오승환의 '돌직구'가 통하면서 변화구도 MLB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 놓고 있다.

13일 하루 휴식을 취한 세인트루이스는 14일부터 밀워키 브루어스, 신시내티 레즈, 시카고 컵스와 8연전을 갖는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그동안 단 한번도 오승환을 연투로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선 마무리를 맡아 연투를 자주 했다.

그러나 8연전에선 연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오승환에게 계속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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