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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기론의 시작은 투타 지형변화였다. 지난해 해외원정도박 스캔들로 임창용이 방출되고 안지만 윤성환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재계약하려 했던 나바로는 일본 지바롯데로 떠나고, 박석민은 역대 최고액(4년간 96억원)을 제시한 NC에 빼앗겼다. 우여곡절끝에 윤성환과 안지만은 복귀했다. 아직 매듭지어지지 못한 논란이 남아있지만 둘의 경기력은 팀마운드에 분명한 보탬이 되고 있다. 윤리적인 면이 아닌 경기력 측면에 국한시켰을 때 얘기다. 여기에 불가피할 것으로 봤던 나바로와 박석민의 공백.
나바로와 박석민의 이적이 결정됐을때만 해도 삼성 코칭스태프는 크게 당황했다. 대체불가한 선수들의 치명적인 유출로 여겨졌다. 나바로는 2014년 31홈런, 지난해에는 48홈런(역대 외국인 최다)을 터뜨렸다. 박석민은 좌우 중심을 잡아주던 선수였다. NC 박석민은 12일 대구경기 첫타석에 3루와 1루측 관중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자신을 키워준 삼성, 사랑해준 대구팬들에 대한 감사인사였다. 지금까지 야구를 잘했다는 뜻이고, 돌려말하면 삼성에는 더 큰 타격이었다. 박석민은 3루 수비와 함께 지난해 타율 0.321 26홈런 116타점을 기록한 삼성의 중심타자였다.
결론적으로 나바로와 박석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고도 삼성 방망이는 휙휙 돌아간다. 최형우가 타율 0.351, 2홈런 7타점, 이승엽이 타율 0.324, 2홈런 9타점(팀내 1위)로 건재하다. 여기에 구자욱(0.324) 김상수(0.323) 이지영(0.435) 등이 팀타선 버팀목이 되고 있다. 외국인타자 발디리스(0.250)도 조금씩 살아날 조짐이다. 발디리스는 12일 NC전 도중 왼쪽 발목통증으로 4회 교체됐다. 구단은 선수 보호차원이라고 밝혔다. 향후 출장에는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