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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의 '김재영 조기교체' 이유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4-07 20:19


"얻어맞더라도 자기 공을 던지면 놔뒀겠지."


한화와 LG의 2016 KBO 리그 시범경기가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김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15/
2016 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는 '선발 야구'를 전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까지 치른 4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5이닝을 버틴 적이 없다. 그나마 5일 경기 선발로 나온 외국인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4⅔이닝을 던진게 최다 이닝 투구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송은범은 3이닝 소화 후 교체됐고, 2일에 나온 김재영은 1⅔이닝 만에 바뀌었다.

김재영은 두 번째 등판에서도 조기 강판됐다.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시즌 두 번째로 선발 등판했지만, 이번에도 1⅔이닝을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내용상 교체될 법 했다. 1회를 1안타 1사구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재영은 2회에 제구력이 무너지며 볼넷 3개와 2루타 1개로 1점을 허용하고 있었다. 2사 1, 2루에서 한화 김성근 감독은 장민재를 올려 추가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개막 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한화의 퀵후크는 왜 벌어지게 됐을까. 김재영이 젊고 가능성있는 신인임을 감안하면 더 기회를 주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팬들의 의구심은 커져간다. 김성근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둔 김 감독을 만났다. 그리고 물었다. "김재영을 2회에 교체하지 않고 더 던지게 했으면 어땠을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제구력이 향상되는 경우도 간혹 있지 않습니까"

김 감독의 답은 이랬다. "그럴수도(제구력이 향상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어제 김재영의 경우는 전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상태였다. 만약 차라리 자기 공을 던지는 상황에서 계속 안타를 맞았다면 더 던지게 놔뒀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미 투구 밸런스가 크게 흔들린 상황이라 그냥 계속 던지게 한다고 해도 제구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바꿨다는 뜻이다.

김재영은 시범경기에서 4번 등판해 15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하며 평균자책점 0.60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 덕분에 신인임에도 정규시즌 선발 로테이션에도 들어왔다. 하지만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시범경기 때 보여줬던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 김 감독이 지적한 원인은 '심리적 위축감'이다. 김 감독은 "좀 위축된 게 아닌가한다. 또 상대하는 타자들도 시범경기 때와는 다르다.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향후 김재영은 어떤 식으로 활용될까. 김 감독은 "왔다갔다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두 가지 방법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은 선발 기회를 다시 줘본 뒤 여전히 투구 밸런스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불펜에서 조금씩 던지게 해서 조정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2군에 내려보내 다시 체계적으로 선발 경험을 쌓게 하면서 투구 밸런스를 잡을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과연 김재영은 시범경기 때의 모습을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까.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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