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K.K.
오승환이 삼진 3개를 잡는 데 필요한 공은 고작 12개였다. 첫 타자 조디 머서에게 4개, 왼손 맷 조이스에게 5개, 존 제이소에게는 단 3개의 공을 뿌렸다.
머서는 헛스윙 삼진이었다. 슬라이더(S)-직구(S)-슬라이더(B)로 1B2S를 만들었고, 4구째 슬라이더(137㎞)를 위닝샷으로 뿌렸다.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 모습. 후속 조이스는 루킹 삼진이었다. 직구(B)-슬라이더(S)-스플리터(B)-직구(S)로 2B2S를 잡았고, 5구째 직구(151㎞)를 바깥쪽으로 내리꽂았다. 현지 해설진이 "퍼펙트 로케이션"이라고 감탄할 정도. 세 번째 타자 제이소는 더 쉬웠다. 직구-커브-직구 조합으로 루킹 삼진처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2구를 슬라이더로 표기했지만, 커브에 가까웠다.
미끄러운 공인구, "전혀 문제 없다고 하더라"
김선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스프링캠프 기간 미국을 방문해 한국 선수를 만났다. 오승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2005년 콜로라도 소속으로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승을 거두기도 한 김 위원. 오승환을 보자마자 공인구에 대한 느낌부터 물었다고 한다. 후배가 적응해야 할 첫 번째 요소가 바로 공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롤링스사가 제조하는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한국 것보다 1~2mm 가량 작다. 표면이 미끌미끌하며 실밥이 도드라지지 않는 특징도 있다. 또한 커브처럼 손가락으로 채는 변화구를 던질 때 빠질 우려가 있다. 류현진(LA 다저스)도 첫 시즌 "공이 미끄러워 높게 들어간 것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전혀 걱정없다. 오히려 "손에 꼭 맞는다"고 했다. 김 위원은 "오승환이 공인구를 아주 편하게 느끼고 있더라. 실밥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가 꽤 되는데 오승환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공인구에 적응을 잘 하면 변화구 각이 더 날카로워지는 경험을 한다. 오승환은 직구도 워낙 좋지만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도 위력적이지 않느냐"며 "올 시즌 분명 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