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더욱 신중한 결정을 유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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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앞으로도 팬들과 약속을 지키고, 방송 중계 등 스포츠 산업으로서의 야구 경기가 갖는 비중을 고려하여 최대한 신중하게 경기 거행 여부를 판단하도록 경기운영위원에게 주지시킬 것이며, 각 구단에도 우천 시 방수 대책을 세워 적극적으로 대처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KBO가 밝힌 대로 이번 김 경기위원장에 대한 징계에는 '팬들과의 약속' 그리고 '스포츠산업으로서의 야구경기가 갖는 비중'에 대한 측면이 깊이 고려됐다. 과거에는 우천 등 기상 상황과 그라운드 컨디션 등 환경적인 측면만이 경기 취소 판단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여기에 추가적으로 팬에 대한 배려와 같은 기준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현장에 있던 LG와 한화 구단 관계자들의 말과도 일치한다. LG 송구홍 운영팀장은 "취소되기 전에 즈음해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심판실에 갔는데, 김재박 위원장이 '이 정도의 비로는 취소 못시킨다'면서 경기관리인에게 그라운드 정비를 지시했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갑자기 비가 또 쏟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 비로 인해 취소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화 김준기 운영팀장 역시 "원정팀 입장에서는 경기 진행이나 취소와 관련된 의견 자체를 낼 수 없게 돼 있다. 경기감독관의 지시에 따를 뿐이다. 3일에도 비가 내리던 낮 12시쯤에 결정된 것이 있는지 문의했었고, 이후 1시간 쯤 뒤에 다시 물어봤더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30분 뒤 취소 결정이 내려져 그대로 따랐다"고 밝혔다.
결국 김재박 경기감독관은 '정해진 룰' 대로는 움직였다. 다만 결정적으로 '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문제를 일으킨 셈이다. 정금조 운영팀장은 "다소 이른 결정이 나왔다고 본다. 올해 KBO는 경기감독관에게 우천취소 결정에 관해 보다 신중히 판단해달라는 주문을 했었다. 과거에도 몇 차례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고, 작년에도 추후 편성일정 때문에 곤란을 겪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는 이런 미스를 줄이고, 팬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이 나오도록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