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율 3할2푼 헥터, 정규시즌에는 다른 모습?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27 09:10


26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KIA 헥터 노에시.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지난 시즌부터 특급 외국인 투수의 기준이 된 게 한화 이글스 에스밀 로저스다. 지난해 후반기 10경기에 등판해 4차례 완투를 하면서 6승2패-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구위, 야구만화에나 나올법한 이닝 소화능력을 보여주면서, 드러난 성적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KIA 타이거즈가 지난해 말 메이저리거 헥터 노에시 영입을 발표했을 때,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이 된 이름이 '로저스'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을 들어 '로저스급 투수'라는 말이 나왔다. '로저스보다 낫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승31패(평균자책점 5.31)을 거둔 헥터는 2014년 8승을 거두기도 했다. 연봉 170만달러. 헥터에 대한 기대가 담긴 금액이다. 지난 몇 년간 외국인 투수 덕을 크게 보지 못한 타이거즈에 헥터는 특별한 선수다.

그런데 시범경기 내용을 보면 '특급'과 조금 거리가 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평균자책점 4.97. 12⅔이닝을 던졌는데, 피안타율이 3할2푼이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가 1.58다. 에이스급 투수 기준을 한참 밑도는 기록이다.

시범경기라서 그런지 마운드에서 헥터는 여유가 있었다. 경기를 끌어가는 자세, 투구도 편안해 보였다. 아직 모든 걸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특급' 투수에게 기대했던 압도적인 공은 아니었다. 최소한 시범경기 피칭은 그랬다.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나선 헥터는 6회까지 9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84개. 피안타수에 비해 실점이 적었는데,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컸다. 상대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 덕도 봤다. 외야수 김다원과 김원섭, 2루수 브렛 필이 호수비와 센스있는 송구로 상대 공격 흐름을 끊었다. 3,6회를 제외한 매이닝 안타를 내주고, 위기를 맞았는데도 이 덕분에 대량 실점없이 넘길 수 있었다. 투구 내용에 비해 운이 따랐던 셈이다.

직구가 최고 150㎞까지 나왔고, 146~147km를 유지했다. 빠른 공을 주로 던지면서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섞었다. 스트라이크존 높은쪽에 형성된 공이 많았다.

헥터는 앞선 2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져 6실점을 했다. 지난 12일 넥센 히어로즈전에 첫 등판해 3이닝 1안타 1볼넷 1실점,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⅔이닝 6안타 2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들쭉날쭉 편차가 있었다. 당시 헥터는 "80% 수준으로 던졌다"고 했고, 상대팀에서도 "전력 피칭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시범경기 3게임이 정규 시즌 준비과정의 일부라는 얘기다.

27일 시범경기를 마친 헥터는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3연전 등판이 유력하다. 정규시즌에는 그가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올해 헥터는 반드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하는 투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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