뎁스커진 한화의 마지막 숙제, '선발진 완성'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17 09:44


이제 마지막 조각 하나만 맞추면 '그림'이 완성된다. 그러나 '마지막 조각'을 찾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남은 2주동안 한화 이글스는 '선발진 완성'이라는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 완성'. 가장 중요하면서도 그만큼 어려운 미션. 바로 한화가 찾아야 할 '마지막 조각'이다.


한화와 LG의 2016 KBO 리그 시범경기가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예정된 가운데 양팀 선수들이 훈련을 펼쳤다. 한화의 새 외국인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15/
시범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화의 전력은 꽤 흥미롭다. 승패 결과나 순위 등의 성적은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어차피 10개 구단이 현재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실전에서 드러나는 한화 전력의 변화는 주목할 만 하다. 한 마디로 '뎁스'가 이전에 비해 상당히 두터워졌다. 전 포지션에 걸쳐 다양한 선수들이 기용되고 있는데, 그 선수들이 저마다 개성있는 특징들을 보여준다. 타격, 수비, 주루 등에서 경쟁력을 지닌 캐릭터가 늘어났다. 페이스가 늦는 듯 했던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도 지난 16일 대전 LG전에서 괴력의 장외 홈런을 뽑아내며 희망을 안겼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규시즌 때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9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김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09/
포수와 내·외야진은 물론 불펜 자원도 상당히 풍부해졌다. FA 정우람과 심수창, 2차 드래프트 송신영 등이 가세하며 기존의 박정진, 권 혁, 송창식과 함께 강한 계투진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대 2년차 장민재도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괄목한 만큼 성장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수술을 받았던 윤규진도 곧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투구 스타일의 다양성과 개개인이 지닌 위력면에서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불펜이다.

이러한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김성근 감독은 고민이 깊다. 호재가 많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아직도 불안정하기 때문. 후보군은 많은데, 정작 확실히 쓸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 그래서 정규시즌 개막까지 앞으로 남은 2주의 시간 동안 결국 선발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김 감독의 가장 중요한 숙제다.

후보는 많다. 외국인 투수로는 에스밀 로저스와 엘렉스 마에스트리가 있다. 국내 투수 중에는 안영명 송창식 김재영 김민우가 선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들 한 두 가지의 물음표가 달려 있다. 로저스는 오키나와 캠프 막판 팔꿈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휴식 중이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지 않아 실전 감각의 저하가 우려된다. 마에스트리는 '긁지 않은 복권'이나 마찬가지다. 일본 무대에서 강력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한화도 보장액을 파격적으로 낮추고 성적에 따른 옵션을 강화해 계약했다. 즉 "하는 거 봐서" 대우를 높여주겠다는 뜻이다.


한화와 LG의 2016 KBO 리그 시범경기가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김민우.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15/
안영명은 고치 1차 캠프 때 페이스가 가장 좋았다. 그런데 고치 캠프 막판 봉와직염에 걸리더니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는 독감까지 겹쳤다. 이 바람에 잘 만들어놨던 페이스가 쭉 떨어졌다. 그나마 현재는 다시 정상투구를 할 정도로 컨디션을 회복한 상태. 본인은 "페이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구위가 얼마나 회복됐을 지는 실전을 통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오키나와 전지 훈련을 마친 한화와 KIA 선수단이 3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화 로저스가 환하게 웃으며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03.
송창식과 김재영은 오키나와 마지막 추가 캠프에서 큰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투구폼이 안정되면서 구위가 향상돼 선발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김재영은 시범경기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계속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1군 베스트 전력이 나오는 정규시즌에 얼마나 꾸준히 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민우는 원래 지난 8일 넥센과의 시범경기 첫 게임 선발로 내정됐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타구니 통증이 생기는 바람에 페이스가 잠시 늦춰졌다. 이후 정상적으로 컨디션을 회복했는데, 통증 발생 이전의 페이스까지는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남은 시범경기에서 한화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각각의 선발 후보들에게 달려있는 '물음표'를 검증하고 지워내는 과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선발 로테이션의 확정이라는 '마지막 조각'을 과연 잘 찾아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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