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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광현에게 투피치라는 말이 사라질 것 같다.
겨우 56개로 5이닝을 던졌다는게 놀랍다. 지난 10일 광주 KIA전서 2이닝 2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당초 이날 60개를 예정하고 등판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경기전 "3이닝에 60개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투구수가 너무 적으면 1이닝 정도 더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투구수가 너무 적다보니 5회까지 던지고도 예상 투구수 60개를 밑돌았다.
체인지업의 효과다. 이날 김광현은 56개의 피칭 중 직구가 33개였고, 체인지업이 20개였다. 그의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는 단 3개 뿐이었고, 커브는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김광현은 최근 실전에서는 거의 직구와 체인지업만으로 던지고 있다.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전에서 체인지업 위주의 피칭을 하고 있는 것.
SK 김용희 감독은 경기후 "말이 필요없는 투구였다"면서 "완급조절, 구속, 제구 등 모두 완벽했다. 시즌까지 계속 잘 준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체인지업이 잘 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하면서 투구수를 줄이는게 긍정적"이라면서 "슬라이더는 이택근 선배 타석에서만 3개를 던졌는데 실전에서 잘 안던져서인지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정규시즌에선 당연히 슬라이더와 커브도 사용한다. 김광현은 "연습 때는 슬라이더와 커브도 던져왔었다. 다음이나 그 다음 등판 때는 슬라이더와 커브도 던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시범경기인데도 벌써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에 김광현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자신의 확고한 생각을 밝혔다. 김광현은 "시범경기라고 해서 살살 던지는게 말이 안된다. 모든 경기에선 최선을 다해야 하고,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범경기지만 팬들이 오셔서 보시지 않는가"라면서 "몸상태가 좋고 무리가 없기 때문에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구속이 얼마나 올라오냐보다는 그 구속을 얼마나 유지하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구속이야 내 능력만큼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그 구속을 몇 이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김광현은 "빠른 승부를 위해 되도록이면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이날 넥센전서 보인 직구와 체인지업은 분명 타자에겐 위협적이었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김광현이 시즌을 앞두고 있다.
고척돔=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