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기지개 켠 에반스-발디리스, 한숨 돌린 사령탑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3-14 08:58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삼성 발디리스가 좌월 솔로포를 치고 들어오며 김재걸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13/

올 시즌 외국인 타자는 절반이 새 얼굴이다.

디펜딩챔피언 두산 베어스는 닉 에반스를 55만 달러에 영입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일본 무대 경험이 많은 아롬 발디리스를 95만 달러에 데려왔다. 고척돔 시대를 맞은 넥센의 새로운 외인 타자는 대니 돈(75만 달러). SK 와이번스도 유격수 헥터 고메즈와 65만 달러에 사인했다. 또 김성근 체제 2년 째의 한화 이글스 역시 콜로라도 주전 포수였던 윌린 로사리오(130만 달러)를 새 외인 타자로 택했다.

하지만 실전이 시작된 2차 캠프와 시범경기 초반, 확실한 인상을 심어준 타자가 없다. 대니 돈과 고메즈만이 간간히 장타와 홈런을 터뜨렸을 뿐이다. 반면 햄스트링이 좋지 않던 로사리오를 비롯해 에반스와 발디리스는 심각한 상태였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김태형 두산 감독, 류중일 삼성 감독 모두 기대보다 불안감이 컸다.

사령탑들은 외국인 타자가에게 장타를 원한다. 공격적인 배팅으로 상대 배터리에 위압감을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가 대표적이다. 40(홈런)-40(도루) 금자탑을 세운 그는 대기 타석에서 방망이만 휘둘러도 상대가 긴장한다. "무섭다"는 게 투수들이 흔히 쓰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에반스와 발디리스는 딱히 외인이라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타구의 질, 비거리 등을 놓고 봤을 때 토종 선수와 다를 게 없었다. 지난해 트리플A 타점 4위 에반스는 다소 많은 삼진이 문제. 변화구에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박석민(NC)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발디리스는 형편없이 느린 배트 스피드가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저래서는 똑딱이(교타자) 밖에 안 된다"는 평가가 팀 내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난 주말 둘 모두 기지개를 켰다. 여전히 물음표가 달렸지만, 결과물을 하나 둘씩 내놓고 있다. 먼저 에반스. 12일 창원 NC전에서 시범경기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1회초 2사 1루 첫 타석에서 NC 선발 강장산의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그는 또 다음날에도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 1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 3회 1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 5회 무사 1,2루에서는 다시 한 번 중전 적시타였다.

에반스는 "1~2일 전부터 밸런스가 좋아지며 타격감도 올라왔다. 개막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좋은 리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며 "누구라도 새로운 리그와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 역시 그러지 못해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코치들과 동료 선수들이 많은 격려와 조언을 해줬고,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발디리스도 손 맛을 봤다.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1회 김용주의 체인지업을 통타해 110m짜리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가운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겼다. 2회는 볼넷, 4회는 삼진. 이후 6회. 1사 1,2루에서 다시 한 번 타점을 올렸다. 두 번째 투수 정재원의 공을 어렵지 않게 때렸다. 이날 성적은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경기 후 그는 "홈런보다 최근 들어 타격감이 나아지고 있는 게 더 중요하다. 개막전까지 더 준비해 시즌이 되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