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술과 관련된 사건 사고는 예전에도 많았다. 음주 후 폭행사건, 성추행, 특히 음주운전은 단골이었다. 해마다 KBO, 구단 차원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LG 정찬헌과 정성훈은 연이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때도 비난여론이 엄청났지만 지난 13일 kt 오정복이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조사 결과 오정복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0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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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잠재적인 살인행위'라는 것은 점점 사회통념으로 굳어지고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최근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해 살인죄에 준하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연이은 사망사고로 사회적인 공분도 채 가시지 않았다. 음주운전은 노상방뇨같은 경범죄가 아니다. 판단력과 반응속도가 느려진 자동차 운전은 보행자나 상대 운전자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흉기다.
교육 강화가 능사는 아니다. 음주운전이 위험하고 나쁜 짓이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안다. 성인인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현재로선 따끔한 징계가 최우선이다. 징계를 통한 확실한 본보기는 구단과 야구계의 의지를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이렇게 해야 아무리 번거롭더라도 대리운전을 하고, 또 대리운전 등으로 주위사람들이 자신의 음주 사실을 아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안하게 된다. 술에 관대한 사회문화와 음주운전은 완전히 별개 사안이다. 음주운전이 범법행위를 넘어 범죄행위라는 점을 깨닫게 하려면 이처럼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된다.
정찬헌과 정성훈의 사례를 뻔히 알고도 음주운전은 또 나왔다. 오정복 뒤에도 프로야구 음주운전은 또 나올수 있다. 선수들 마음속에 "재수없이 단속에 걸렸다"는 생각이 고개들 때마다 재연될 것이다.
지금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은 소를 잃은 뒤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다. 늘 더 심각하고 허탈한 상황은 소를 잃었을 때가 아니라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않아 '또다시' 소를 잃었을 때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