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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현재 4,5선발 후보로 박세웅과 고원준을 올려놓고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재곤은 올해 프로 입단 후 가장 혁신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만 마무리 훈련 때부터 투구폼에 변화를 줬다. 사이드암스로였던 이재곤은 조 감독과 주형광 투수코치의 권유로 팔을 좀더 아래로 내려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공끝의 움직임과 밸런스 안정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잘 적응이 되지 않다가 올초 전지훈련서 익숙한 폼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언더핸드스로에 가까워졌다.
이번 시범경기서 호투를 이어가면서 바뀐 투구폼의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13일 울산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가 3이닝을 1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았고, 앞서 9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2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 3탈삼진을 올리며 시선을 끌었다. 합계 5이닝 1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0.00.
이재곤은 최근 4년 동안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팀내 입지도 좁아지고 보직도 어정쩡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선발과 중간서 모두 활용도가 높은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0년처럼 선발로 나갈 수도 있고, 2011년처럼 롱릴리프를 맡을 수도 있다. 물론 롯데가 지난해에 비해 투수간 경쟁이 치열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지금처럼 안정된 투구를 이어간다면 팀내 마운드 경쟁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선발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지훈련을 시작할 시점 롯데의 4,5선발 후보는 6~7명에 달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박세웅과 고원준이 압도적인 기량을 유지하며 로테이션 합류를 확정짓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시범경기서 이재곤이 등장했다. 조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좀더 다양해진 것이다.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송승준에 박세웅과 고원준 등 선발 5명이 모두 오버핸드스로다. 실력만 된다면 유형이 다른 선발투수 한 명 정도는 장기 레이스에서 득이 많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