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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야스트렘스키는 1959년 입단해 1983년 은퇴할 때까지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보스턴 소속 선수의 역대 최다 출전경기, 안타, 타점, 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스탠 뮤지얼은 1941년부터 1963년까지 22시즌 동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만 뛰다가 은퇴했다. 오랫동안 야스트렘스키는 레드삭스를 상징하는 선수였고, 뮤지얼은 역대 최고의 카디널스 선수로 통했다. 조 지라디 뉴욕 양키스 감독은 여러 팀을 거쳤는데, 양키스에서 선수, 코치를 경험하고 사령탑까지 올랐다. 1998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다카하시 요시노부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선수 은퇴와 동시에 정식코치를 건너뛰고 감독이 됐다. 그의 전임자인 하라 다쓰노리 감독도 요미우리에서만 선수, 코치를 한 뒤 두 차례에 걸쳐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류 감독 말고도 삼성에서만 선수, 코치를 하고 있는 지도자가 있다. 1994년 입단한 김한수 타격코치(45)와 1995년 인연을 맺은 김재걸 작전코치(44)다. 김한수 코치는 2007년, 김재걸 코치는 2009년까지 선수로 뛰다가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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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희 KIA 타이거즈 트레이닝코치(43)와 김종국 주루코치(43)는 1996년 입단해 타이거즈를 지키고 있다. 해태 마지막 시기에 주축투수로 마운드를 이끌었던 곽 코치는 2004년 선수 은퇴 후 주니치 드래곤즈 연수를 한 뒤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곽 코치는 타이거즈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을 오래하지 못했는데, 선수들이 입단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늘 기회를 준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장원진 두산 베어스 타격코치(47) 또한 다른 팀과 쉽게 매치가 안 되는 지도자다. 1992년부터 두산에 들어와 25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 은퇴 후 해외 코치 연수를 한 기간을 빼고는 현장에 있었다. 그는 "솔직히 선수, 코치로 프로팀에서 일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오랫동안 선수로 뛰다가 코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어 감사한다. 좋은 팀을 만난 덕분이다"고 했다.
유지현 LG 트윈스 작전코치(45)에게 트윈스는 유일한 '우리팀'이다. 1994년 입단해 2004년까지 선수로 11년을 뛴 후 코치로 후배들과 호흡해 왔다. 제춘모 SK 와이번스 투수코치(34)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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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뛰어난 선수, 코치가 한팀에서만 활동하기 힘든 시대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커져 좋은 조건을 따라 팀을 떠나는 게 어색하지 않게 됐다. 9, 10 구단이 출범하고 구단들이 2군과 육성군을 강화하면서, 코치가 부족한 상황이다. 다른팀 코치를 계약금에 다년계약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모셔가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유혹이 많아졌다.
한 구단 프런트는 "예전에는 한팀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야구인이 많았다. 구단도 이런 부분을 신경썼는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요즘에는 특정팀 이미지로 굳어지는 걸 부담스러워한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