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범경기 3타수 무안타, 김현수는 적응중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3-02 10:52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시범경기가 2일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 비스타의 챔피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볼티모어 김현수가 3회초 상대투수 뷰라와를 상대로 1루앞 땅볼을 치고있다.
플로리다(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3.02/

이제 시작이다. 중요한 건 경기 감각이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첫 시범경기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김현수는 2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챔피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중심 타선에 위치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모두 제외한 채 라이언 플래허티(2루수)-스티브 톨레슨(3루수)-지미 파드레스(지명타자)-크리스티안 워커(1루수)-김현수(좌익수)-칼렙 조셉(포수)-헨리 유루티아(우익수)-다니엘 알바레스(중견수)-폴 재니시(유격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그는 그는 1-0으로 앞선 1회 2사 2루에서 선발 윌리엄스 페레즈의 4구째를 때려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페레즈는 윌리엄스 지난해 5월 빅리그에 데뷔해 7승6패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한 오른손 유망주. 4-0으로 앞선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는 바꾼 투수 대니 브라와의 직구를 받아쳐 1루 땅볼로 물러났다. 또 6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완 헌터 세르벤카의 초구를 때렸지만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김현수는 7회초 알프레도 마르테와 교체됐다.

수비에선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처리했다. 3회까지 한 차례도 공이 오지 않다가 4회말 A.J. 피어진스키의 평범한 뜬공은 무난하게 처리했다. 경기는 양 팀의 4대4 무승부. 볼티모어는 4-0으로 앞서다 불펜진의 난조로 동점을 허용했다. 시범경기인 점을 감안해 연장 10회까지만 치러졌다.

기본적으로 치기 힘든 공들은 아니었다. 가장 빠른 공은 3회 브라와가 던진 93마일(약 150㎞) 속구, 느린 공은 6회 세르벤카의 76마일(약 122㎞)짜리 변화구였다. 하지만 11개의 공을 본 김현수는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동안 느린 배팅볼만 치다가 이날이 첫 실전인 까닭에 반응 속도가 예리하지 못했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코칭스태프의 두터운 믿음이다. ESPN에 따르면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를 꾸준히 시범경기에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현수와 한국프로야구 스프링캠프에 대해 얘기했다. 한국은 1월에 이미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고 한다"며 "김현수는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오늘은 그 출발점"이라고 두둔했다.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단번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또 워낙 주위의 관심이 높아 선수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김현수도 "다소 긴장했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까'만 생각했다"며 "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서 한국에서 보여줬던 좋은 모습을 되찾겠다"며 "지금 부족해 보이는 점을 경기를 하면서 고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BO리그에서 김현수의 최대 장점은 배트 컨트롤이었다. 삼진이 적고 출루율이 높은 비결도 이 때문이다. 그는 배트 스피드가 특출나지 않지만, 남다른 컨트롤로 강속구와 변화구를 모두 잘 때렸다. 이날 경기 후 ESPN은 "김현수가 '타석에서 갈 길이 꽤 멀다'라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경기 감각만 끌어 올린다면 금세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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