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낙관론'이었던 걸까.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의 '코너 내야수' 정착이 실패로 돌아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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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사리오에게는 한 가지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포수로 뛰었다는 경력 때문이다. 콜로라도 로키스에 처음 입단할 때는 3루수로 뽑혔지만, 이후 커리어의 대부분을 포수로 보냈다. 그런데 한화에는 포수 자원이 많다. 더구나 2차 드래프트로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인 차일목까지 영입한 상황이었다.
당시 한화는 로사리오를 코너 내야수, 특히 3루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화 전력 구조상 3루가 내야에서 가장 취약한 파트였기 때문. 명확한 주인이 없는 자리였다. 지난해 김회성 주현상 신성현 권용관 등이 번갈아 맡았지만, 공격력에서 약점을 드러냈었다. 그래서 애초에 한화 외국인 타자 영입의 대원칙은 '장타력을 지닌 3루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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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3루수로서 로사리오를 활용하자니 기량이 급성장한 신성현이 걸린다. 신성현은 이번 캠프에서 공수에 걸쳐 빼어난 기량 향상을 보이고 있다. 만약 로사리오를 아쉬운대로 3루에 남겨놓으면 신성현의 활용폭이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는 막 기량 만개가 시작된 젊은 선수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한화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신성현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로사리오를 1루로 보낼 수도 없다. 김태균이라는 프랜차이즈 거목이 버티고 있는다. 공격력이나 수비력에서 로사리오가 김태균을 밀어내기에는 부족하다. 김 감독은 "김태균의 1루 수비력은 로사리오보다 낫다"고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로사리오는 공격력을 특화시킨 지명타자로 활용할 가능성이 짙다. 하지만 여기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지명타자 자리가 고정되면 선수 활용폭이 떨어진다. 최진행이나 이성열 정현석이 주전 외야수로 나가지 못한다면 대타로만 나설 수 밖에 없다. 또 무릎 부상전력이 있는 최진행이 고정 수비를 하게될 경우 데미지도 우려된다. 로사리오의 코너 수비력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한화는 여러가지 딜레마가 생긴 셈이다. 과연 김성근 감독은 어떤 최적의 해법을 찾아낼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