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의 전지훈련 캠프가 마련된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구장. 롯데는 24일 이곳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가졌다. 조원우 감독(45)은 청백 양팀을 오가며 선수와 코치들을 향해 연신 주문을 넣었다. 전지훈련 후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선수들의 기량을 평가하려면 되도록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가고시마에 홀로 있는 롯데는 그렇지 못한 상황. 선글라스에 가려진 조 감독의 눈은 매섭게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고민없이)짧은 순간에 잘 결정했던 것 같다. 설마 나한테 이런 기회가 올까 했는데, 현실적으로 받아들였다. (코치로 있던)SK에는 참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친정팀이나 마찬가지인데 잘 하라고 격려의 말씀도 주셨다.
코치할 때는 담당 파트만 신경쓰고 팀 승리에만 중점을 뒀는데, 감독은 모든 파트에 걸쳐 결정을 내려야 하니까 더욱 신중해지는 것 같다. 게임 때 관찰도 하고 상황도 봐야 하니까, 실전 경기를 몇 번 해봤지만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3시간 넘게 경기하는 동안 만큼은 나부터라도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
-부산 출신이지만 롯데에서는 선수로 뛴 적이 없다. 감독이 돼서 온 롯데라는 팀은 어떤가.
전임 감독님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가셨다. 좋은 것을 없앨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롯데의 장점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힘을 내는 것인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자기 플레이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첫 70년대생 감독이고 막내 감독이다.
처음 감독한다는 거는 사실이지만, 어린 나이에 감독이 됐다고는 생각 안한다. 코치생활(8년)도 오래했고, 다른 감독님들도 40대 초반에 시작한 분들도 많다. 지금은 다른 감독님들과 비교해 나이가 적을 뿐이지 어리다는 느낌은 안갖는다.
-롯데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솔직히 진짜 목표는 뭔가.
롯데가 3년간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프로야구가 돌아가는걸 봐왔지만, 한번 팀이 상위권에 못가면 재건하기가 쉽지는 않다. 8위팀이 갑자기 우승한다는 것은 쉽지 않더라. 롯데도 그랬고 다른 팀들도 그랬지만, 장기간 하위권을 못 벗어난 팀이 한 번에 급상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거에 대해서는 꾸준히 준비해온 게 있다. 일단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는게 맞는 것이라고 본다. 올해는 기존 전력이 좋은 팀들도 있고 좋아진 팀도 있어 평균화된 느낌이다. 긴장을 늦추면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상승세를 타면 올라갈 수 있다. NC, 한화, 두산, 삼성의 전력이 그래도 좋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6개월 레이스를 하는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페이스대로 가면 될 것이다. 다른 팀들에 의해 우리의 페이스를 바꿔가며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
-훈련량이 특별히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훈련량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훈련량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중요한 것은 할 때만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장 나와서 집중력 있게, 효율적으로 하는게 중요하다. 다행히 부상 선수 없이 잘 따라오는 거 같아 만족스럽다. 새로 온 선수들(손승락 윤길현 박헌도)도 원래 있던 팀인듯 빠르게 적응하고 선수단에 잘 흡수된 것 같다.
-포지션마다 경쟁의 정도가 다른게 느껴진다. 가장 고민이 깊은 포지션은 어딘가.
유격수와 좌익수가 가장 고민이다.(유격수 후보는 문규현 오승택 김대륙이며, 좌익수는 김문호와 박헌도가 경쟁중이다) 두 포지션이 치열하다. 4,5선발도 고민이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박세웅과 고원준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도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까 대비를 해야 된다.
-감독 취임 후 구단서 따로 주문한 것이 있나.
현장에 대한 터치는 전혀 없다. 사장님도 단장님도 야구장의 안의 모든 일에 대해서 소신껏 할 수 있도록 맡겨주신다. 앞서 외부적으로도 FA 두 명을 영입해 주셨는데 초보 감독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롯데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작년 대만 가을 캠프부터 1,2차 전지훈련까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사직구장 많이 찾아오셔서 열렬한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가고시마(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