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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간의 재판, 장성우에게 변화는 있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2-25 10:44


프로야구 kt 위즈 장성우가 첫 공판을 위해 25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 출두했다.
수원지법 법정동에 들어서고 있는 장성우.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1.25

"환골탈태 하겠습니다."

이제 법적 절차는 끝이 났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kt 위즈 장성우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장성우의 최종 선고 공판이 24일 열렸다. 수원지방법원은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도 박기량씨 명예훼손건에 대해 장성우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전 여자친구 박모씨에게 저속한 표현으로 비방을 한 것이 분명하고 공연성 인정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 무죄를 선고할 수는 없지만, 비방 과정에서 박기량에게 악의적으로 해를 끼치려 하지 않았다는 것과 장성우는 사건의 단초를 제공하고 이를 대중에게 공개한 전 여자친구 박모씨에게 더 큰 죄가 인정된다고 해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검찰은 첫 공판에서 장성우에게 징역 8월을 구형했었다.

장성우는 이번 결과에 대해 항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재판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이제 야구에만 집중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장성우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렇다면 지난달 25일 첫 공판 이후 약 1달의 시간이 지난 시점, 장성우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일단 외형 자체가 확연히 변했다. 장성우는 첫 공판 전까지, 고향 부산 인근에서 봉사활동에만 힘 썼을 뿐 운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첫 공판 후, 2군 훈련장이 차려진 익산으로 향해 동료들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최종 선고 공판에서는 부담 탓이었는지 대기하던 취재진을 피해 조용히 법원에 들어왔다 나가 사진이 포착되지 않았는데, 재판장에서 본 장성우는 1달 전과 비교해 훨씬 홀쑥해진 모습이었다. 어느정도 운동을 소화했다는 뜻이다.

또 하나, 장성우는 구단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장성우는 첫 공판 후 kt 김진훈 단장을 찾아가 자신이 향후 어떻게 하는 것이 구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느냐는 얘기를 먼저 꺼냈다고 한다. 장성우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린 봉사활동 징계와 별개로, 수원지역에서 꾸준히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힘쓸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생각해 브리핑을 했다. 자신이 정기적으로 유소년팀을 방문해 야구를 가르쳐주는 것 뿐 아니라, 팀 동료들도 다른 유소년팀에 나가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 꿈나무들과 함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미, 팀 동료 몇명이 장성우의 취지를 알고 돕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이 각 유소년팀 감독이 돼 리그전을 치르며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하자는 것도 장성우 스스로 김 단장에게 설명했다. 김 단장은 "혼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더라. 좋은 취지의 일이면 구단이 도울 수 있는 일은 돕는 게 맞다. 물론, 피해자와 대중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가 먼저다"라고 말했다.

7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는 것, 법이 장성우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피해자 박기량씨와 그 외 많은 야구인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아무리 사죄를 해도 지워지지 않을 일. 하지만 죗값을 달게 치르고, 진심으로 많은 사람 앞에 사죄를 하고, 운동선수로서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몸과 정신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일단 지켜보는 게 최소한의 아량일 수 있다. 큰 실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야구만 해온 젊은 선수의 인생이 그대로 마감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다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 때 더 큰 철퇴를 내리면 된다.


일단,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선수로서 준비했다는 모습을 대중 앞에 보여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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