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챔피언 격돌, 구름 관중에 수준도 높았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2-24 16:59


소프트뱅크 팬들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구장 입구에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일 챔피언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에서 두산이 소프트뱅크에 석패했다.

두산은 24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구장에서 열린 2016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게임스 소프트뱅크와의 맞대결에서 2대3으로 패했다. 대체적으로 야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보인 가운데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선취점은 두산이 냈다. 2회초 선두 타자 양의지의 안타, 오재원의 유격수 땅볼, 홍성흔의 투수 앞 땅볼로 2사 3루 찬스를 만든 뒤 박건우가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상대 선발 이와사키 쇼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 당겼다.

곧장 소프트뱅크가 반격했다. 운이 따랐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2회 2사까지 몸쪽 직구와 커브, 싱커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1피안타로 잘 막았다. 상대 타자들이 친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6번 에가와 토모아키가 친 몸쪽 직구가 바람을 탔다. 높게만 뜬 공인 줄 알았는데 생갭다 멀리 날아갔다. 당시 유희관과 포수 양의지가 나란히 벤치로 들어갈 동작을 취했을 정도. 1-1 동점이 됐다.

다시 두산이 분위기를 잡았다. 4회 양의지가 좌월 홈런을 때렸다. 전날 취재진과 만나 "1차 캠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어깨 근육이 조금 늘어났다. 조심스럽게 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훈련 할 때도 잘 맞는다"던 그였다.

하지만 두산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4회부터 등판한 노경은이 5회 1사 2,3루에서 희생 플라이, 폭투로 2실점했다. 포크볼의 위력은 좋지만 밸런스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게 구단 내 평가. 김태형 감독은 그래도 "확실히 안정됐다. 좀 더 지켜볼 것이다. 시범경기까지 노경은을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24일 재팬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 등판한 두산 유희관. 사진제공=두산
경기 결과를 떠나 모처럼 캠프에서 진행된 베스트 멤버끼리의 맞대결이었다. 두산은 1번 정수빈(중견수)-2번 허경민(3루수)-3번 민병헌(우익수)-4번 에반스(1루수)-5번 양의지(포수)-6번 오재원(2루수)-7번 홍성흔(지명타자)-8번 박건우(좌익수)-9번 김재호(유격수) 등 주전들이 총출동했다. 소프트뱅크도 우카치와 세이치, 마쓰다 노부히로를 빼면 나머지 포지션에는 주전들이 포진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틀 전 식사 자리에서 소프트뱅크 관계자가 '서로 제대로 한 번 붙어보자'라는 말을 했다고.

팬들도 이 경기를 보기 위해 만 명 가까이 아이비 구장을 찾았다. 엄청난 숫자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프로야구 최초로 올 시즌 100승 이상이 가능한 전력으로 기대받고 있다. 일본판 뉴욕 양키스로 엄청난 몸값의 선수가 수두룩하다. 팬들이 그런 팀의 경기를 놓칠 리 없다.


유희관도 경기 후 "일본 챔피언과 붙어 집중하려 했다. 며칠전부터 소프트뱅크만은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팬들이 많아서 그런지 시즌 때 던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선수들도 다들 집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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