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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미국 LA 지역 한인 야구팬들을 위한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열심히 경기 홍보를 한 NC는 교민팬들에게 5달러의 입장료를 받아, 이를 재미유소년야구연맹에 전액 기증하려 했다. 또, 시구자로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를 섭외하고 시포자는 LA 지역 한인 유소년 야구단 선수를 초청했다. 한국에서 응원단장과 2명의 치어리더도 불렀다. 일찌감치 미국에 와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품도 많이 준비했다. 현지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행사를 진행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17일부터 캘리포니아 지역에 비가 내렸는데, 19일 플러튼시쪽에서 "배수가 되지 않아 며칠간 경기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미국 현지에 와있던 배석현 단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가 부랴부랴 현장을 찾아 상태를 점검했는데, 배수 시설이 좋지 않아 외야 그라운드에 고인 물이 빠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배 단장은 "우리가 스폰지로 직접 물을 빼기라도 하겠다"며 풀러튼시를 설득했지만, 자신들은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며 요지부동. 결국 모든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그래도 선수단 연습경기 일정은 취소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틀 연속 원정길에 올랐다. NC 관계자는 "정말 많이 준비했는데 많이 허무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부지리로 kt 응원단도 생겼다. 경기를 보기 위해 찾은 일부 팬들이 kt 응원 막대를 들고 집단 응원을 펼치며 힘을 실어줬다.
양팀 선수들은 경기 전 팬들에게 사인 요청에 친절하게 응답하며 행사 취지를 살렸다. NC 김경문 감독은 당초 실전에 천천히 뛰게 하려 했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를 8회 대타로 내보내며 팬서비스를 했다. 테임즈는 최대성의 초구를 받아쳐 대형 홈런을 만들어내 환호성을 자아냈다.
경기 후에는 양팀 선수단이 'LA 한인 여러분과 함께 한국야구는 세계로 뻗어갑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 뒤에 서 인사를 건넸다. 팬든을 큰 박수로 화답했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계획했던 것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300여명의 교민팬들은 모처럼 만에 한국 선수들을 보며 경기를 즐겼다. 뜻깊은 선물이었다.
샌버나디노(미국 캘리포니아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