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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BO리그 관계자들은 삼성 라이온즈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 야구단은 지난해 12월 제일기획으로 운영 주체가 바뀌었다. 이후 크고 작은 일련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예산의 규모를 줄이는 흐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두고 장밋빛 전망보다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더 많다. 과거처럼 '풍족하다' '여유가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수원 삼성이 마지막으로 K리그 우승을 한 게 2008년이다. 전문가들은 수원 삼성을 더이상 우승 후보로 꼽지 않는다. 굴지의 한 에이전트는 "수원 삼성은 매년 투자를 줄이고 있다. 전북 현대는 반대로 투자에 적극적이다. 어느 팀의 경쟁력이 올라갈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제일기획 밑으로 들어간 수원 삼성은 2014년에 261억원(기업공시 자료 기준)을 썼다. 2013년 321억원에서 60억원 정도가 줄었다. 2015년엔 220억~230억원 정도를 썼을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를 줄인 것에 비해 수원 삼성은 2년 연속 준우승으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야구인들 중에는 수원 삼성이 앞서 걸어온 길이 삼성 라이온즈에 앞으로 닥쳐올 모습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 야구단은 그동안 한해 예산으로 500억원(추정) 이상을 집행했다. 살림살이 규모를 줄이는게 최우선일 수 있다.
제일기획은 삼성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우승을 넘어 앞으로 돈을 벌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프로팀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보였다.
스포츠산업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스포츠 시장 구조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아직 프로팀이 모기업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또 적은 비용을 투자해서 좋은 성적과 동시에 흑자를 내기는 더더욱 힘들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동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