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야구 제일기획 시대]라이온즈, 블루윙즈 처럼 되는 건가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2-18 18:51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요즘 KBO리그 관계자들은 삼성 라이온즈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 야구단은 지난해 12월 제일기획으로 운영 주체가 바뀌었다. 이후 크고 작은 일련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예산의 규모를 줄이는 흐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두고 장밋빛 전망보다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더 많다. 과거처럼 '풍족하다' '여유가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삼성 라이온즈에 앞서 K리그(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제일기획 우산 아래로 들어갔다. 그때가 2014년 4월이었다.

수원 삼성은 2014년과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전북 현대에 이어 2위를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폭적인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력 차이는 컸다. 전북 현대는 사실상 '1강'의 모습이었다.

수원 삼성이 마지막으로 K리그 우승을 한 게 2008년이다. 전문가들은 수원 삼성을 더이상 우승 후보로 꼽지 않는다. 굴지의 한 에이전트는 "수원 삼성은 매년 투자를 줄이고 있다. 전북 현대는 반대로 투자에 적극적이다. 어느 팀의 경쟁력이 올라갈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제일기획 밑으로 들어간 수원 삼성은 2014년에 261억원(기업공시 자료 기준)을 썼다. 2013년 321억원에서 60억원 정도가 줄었다. 2015년엔 220억~230억원 정도를 썼을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를 줄인 것에 비해 수원 삼성은 2년 연속 준우승으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원 삼성이 계속 이런 식으로 해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달린다. 2016시즌을 앞두고도 서정진 오범석 등이 수원 삼성을 떠났다. 고액 연봉을 감당하지 못했다. 현재 수원 삼성의 최고액 연봉은 5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원 삼성은 한때 K리거들이 가장 가고 싶은 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전북 현대와 해외 진출이 우선 순위다.

야구인들 중에는 수원 삼성이 앞서 걸어온 길이 삼성 라이온즈에 앞으로 닥쳐올 모습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 야구단은 그동안 한해 예산으로 500억원(추정) 이상을 집행했다. 살림살이 규모를 줄이는게 최우선일 수 있다.

제일기획은 삼성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우승을 넘어 앞으로 돈을 벌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프로팀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보였다.


스포츠산업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스포츠 시장 구조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아직 프로팀이 모기업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또 적은 비용을 투자해서 좋은 성적과 동시에 흑자를 내기는 더더욱 힘들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동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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