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성 "팔꿈치 수술 3번, 난 쓰러지지 않는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2-18 05:45 | 최종수정 2016-02-18 05:46


kt 선수단이 27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했다. 훈련 시작 전 최대성이 환하게 웃고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1.27/

"앞으로 다가올 좋을 날만 꿈꾸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프로야구 투수로 정말 험난한 인생을 보내고 있다. 팔꿈치 수술만 3번. 그래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kt 위즈 최대성이 2016 시즌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6월 3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최대성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이어지고 있는 1차 전지훈련에서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최대성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kt 불펜은 더욱 더 강해질 수 있다.

-재활 후 복귀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동안의 경과는? (팔꿈치 수술을 하면 거의 1년 가까운 치료, 재활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수술하자마자 김지훈 트레이너님과 함께 재활에만 집중했다. 거의 전담 재활에 가깝게, 구단에서 많은 신경을 써주셨다. 회복 속도가 빨라 지난해 말 익산 마무리 캠프 막판 선수단에 합류해 조범현 감독님 앞에서 첫 투구를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왔다. 현재 통증은 전혀 없다.

-벌써 3번째 수술이다. 또 아플 것이 두렵지 않은가.

어느 선수나 부상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왜 이렇게 나에게만 시련이 오나 속상하기도 했다. 이번 수술을 받기 전, 담당 의사님께 왜 자꾸 아프냐고 물었다. 선천적 기형이라더라. 보통 사람이 손등을 땅쪽으로 하고 팔울 쭉 펴면 바깥쪽으로 팔이 휘어져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냥 일자로 뻗는다. 이런 조건에서 공을 던지면 팔꿈치에 부하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방법은 운동 뿐이다. 계속 팔꿈치가 버틸 수 있게 근력 운동을 해줘야 한다.

-최대성하면 사람들이 무조건 강속구를 떠올린다. 그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이제 30대다. 20대 한창일 때는 그랬다.(웃음) 특히, 롯데 자이언츠 시절 부산 사직구장에 꽉 들어찬 관중들이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면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휩쓸리곤 했다.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kt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조범현 감독님, 정명원 투수코치님께서 "너는 굳이 세게 던지지 않아도 150㎞를 던질 수 있다. 힘이 아닌 기술로 강속구를 던져야 한다"고 말씀해주신다. 양궁의 원리를 통해 배우기도 했다. 양궁은 활 시위를 당길 때 자세와 과녁 조준이 정확해야 날아가는 힘이 생긴다고 하더라. 많이 당기는 게 핵심이 아니었다.


-항상 컨트롤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한 때는 '내 공이 코너워크까지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분명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고, 거기에만 던진다는 생각이다. 공을 빼는 것도, 너무 세밀하게 하려다 보면 밸런스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컨드롤을 위해 힘을 빼고 하면 더 어렵다. 그냥 1구, 1구 최선을 다해 던지는게 최고다.

-kt에서 처음 치르는 스프링캠프다. 지난해 수술로 사실상 처음 동료들과 생활하고 있는데 어떤가.

난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그리고 롯데에 입단했다. 20년이 넘게 부산에 있었다. 절대 내가 이 팀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마음도 아픈데 팔꿈치까지 문제가 생기니 많이 침체됐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있다. 동료들과도 많이 친해지고, 많이 안정됐다. 우리팀 투수들 면면을 보면 매우 강하다. 나도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쟁하겠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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