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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에서만 홈런이 많았다고요? 지난 시즌 우연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홈런 타자가 아니잖아요."
모든 게 좋다.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친분을 쌓으며 어색함 없이 잘지내고 있다. kt는 젊은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고참-후배들이 잘 어우러지고 있다.
-넥센 시절과 비교해 전지훈련에 임하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쏟아지는 기대에 대한 솔직한 심경이 궁금하다.
(깊게 숨을 들이쉰 후 웃으며) 부담 충분히 느낀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부담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내가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시즌을 앞두고 부담이 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더 큰 부담감이지만 잘 이겨낼 수 있다.
-유한준의 '대기만성' 시나리오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정확히 표현하면 나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선수로서 '내 것'이 없었다. 컨디션 좋은면 나가서 안타치고, 안좋은 날은 경기에 빠지고 그런 식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내 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단한 게 아니다. 훈련, 경기에 임하는 태도와 방법 등을 조금씩 바꿔나가며 유한준만의 방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조금씩 내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리고 3년 전부터 확실히 감을 잡았다. 서서히, 꾸준히 내 야구를 만들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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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알고있다. 그런데 그건 지난해만 그랬다. 작년에만 유독 홈에서 홈런이 많이 나왔다. 재작년에는 원정 홈런수가 더 많았다. (지난 시즌 23홈런 중 19개가 목동에서 나왔다. 하지만 2014 시즌에는 20홈런 중 목동에서는 9개의 홈런이 기록됐다. 3경기만 뛴 청주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구장에서 고르게 홈런을 쳤다.) 목동구장이라고 해서 홈런을 쉽게 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생각엔 우연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엄밀히 말하면 홈런타자가 아니다. 2루타를 치고 잘 뛰는 중장거리 타자로 봐주시면 좋겠다. 홈런도 좋지만, 찬스에서 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생산성 높은 타자가 되고 싶고 kt에서도 그 역할을 하겠다.
-kt의 유력한 4번타자 후보다. 자신있나.
4번 자리가 생소하긴 하다. 주로 3번-5번에서 쳐왔고, 그 자리에서 성적도 좋았고 편했다. 그렇다고 만약 내게 4번 역할이 주어진다면 피하지 않겠다. 타순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내가 4번타자라고 한다면, 좋은 조건으로 FA 입단을 하게 된 선수가 받아들여야 하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하겠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