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홈충돌방지 규정, 적응 쉽지 않을 것"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2-16 23:37 | 최종수정 2016-02-16 23:40


올시즌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화두 중 하나는 신설된 홈 충돌방지 규정이다. 홈 충돌방지 규정은 올해 시범경기부터 적용된다. 주자와 포수의 충돌을 막아 선수들의 부상위험을 낮추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주심이 순간포착을 하기 매우 어렵고, 더군다나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판정이 180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홈 충돌방지 규정이 신설된다. 주자의 고의적인 밀고 들어가기(포수가 볼을 놓치게 만들기 위해 강하게 충돌하는 것)도 금지되지만 포수가 볼이 없는 상황에서 미리 자리를 잡는 것(블로킹)또한 금지된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과 NC의 경기. 3회초 1사 3루서 3루주자 오재원이 김재호의 내야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다 아웃되고 있다. NC 포수는 김태군.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4.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에 여러 팀이 모여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연습경기를 할텐데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할 것 같다. 일본 프로팀들에서도 이미 규정 적용을 놓고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홈 충돌방지는 신설 야구규칙 '홈플레이트에서의 충돌' 조항이다. 주자는 득점을 위해 고의로 포수와 충돌하면 홈플레이트를 먼저 터치하더라도 세이프가 아니라 아웃이 된다. 포수는 볼을 잡지 않은 상황에서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로를 막으면 안된다. 블로킹으로 막은 뒤 홈태그를 해서 주자를 잡았다면 이 역시 아웃이 아니라 세이프 판정이 내려진다.

포수들은 십수년간 홈 블로킹을 철저하게 교육받았다. 타자들 역시 어떻게든 홈에서 득점을 만들어내도록 훈련받았다. 유격수나 3루수가 홈으로 송구할 때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홈으로 파고드는 3루주자와 유격수, 3루수의 송구 방향이 겹친다. 포수 입장에선 몸을 미리 움직이지 않고 볼을 잡은 뒤 자세를 잡으면 안전한 포구에 다소 방해가 된다. 특히 포수의 왼다리 움직임 타이밍이 아웃과 득점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홈에서의 득점을 논하는 문제이기에 그 어떤 판정보다 민감하다. 득점여부는 물론이고 끝내기 상황도 심판판정으로 갈릴 수 있다.

심판위원들은 규칙위원회에서 새규정이 만들어진 뒤 수차례 규정숙지와 실전점검을 했다. 스프링캠프는 집중체크가 가능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새규정을 적용한 뒤 부족한 부분은 수정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김성근 감독은 "몇몇 심판위원들도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얘기를 한다. 포수와 주자 모두 해오던 버릇을 다 바꿔야 한다. 시행초기에 여러 혼선이 나올 수 있다. 미리 꼼꼼하게 규정 적용을 손봐야 한다"고 했다.

또 "홈충돌 방지를 비디오판독에 포함시키면 곤란할 수 있다. 매번 충돌이 있을 때마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이 나올 것이다. 상황이 벌어지는 곳은 홈이다. 아웃이 득점이 되고, 득점이 아웃이 될 수 있다.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홈 충돌방지 규정을 올해부터 도입하는 일본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시범경기와 연습경기가 열리는데 심판진의 시뮬레이션 판정을 두고 코칭스태프와 심판진이 모여 심각하게 의견교환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있다. 오키나와=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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