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전 윤곽 드러낸 야수진, 여전히 경쟁하는 투수진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6-02-16 09:55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훈련하고 있는 SK 투수진들. 사진제공=SK와이번스

SK 김용희 감독은 올 시즌 전지훈련을 앞두고 '무한 경쟁'을 강조했다.

그리고 '불광불급', 미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는 사자성어를 쓰기도 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관통했던 '미친 야구'다.

여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시스템 야구'를 강조했다.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확고한 매뉴얼을 구축해 실전에 적용시킨다는 대원칙이다. 언뜻 '시스템 야구'와 '미친 야구'는 개념 자체가 배치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실전에서 나올 수 있는 시스템 야구에 대한 부족분을 스프링 캠프에서 매울 수 있는 강조점이다. 페넌트레이스는 길다. 하지만 흐름은 매우 중요하다. 상황에 맞게 주축 투수를 다소 무리하게 쓰면서 흐름을 잡아 가야 하는 지, 후일을 도모해야 하는 지에 대한 순간적 판단이 중요하다. 때문에 확고한 매뉴얼을 적용시킨다는 것은 기계적일 수 있다. 선수단 스스로에게 안일함의 분위기를 줄 여지를 남기는 부분도 있다. 때문에 이런 부족분을 메우는 일환으로 '미친 야구'를 선택했다. 열정과 강한 의지, 그리고 뼈를 깎는 노력은 기본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강조해야 한다. 이런 원칙 속에서 SK의 올 시즌 스프링캠프 무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오키나와로 건너왔다. 경쟁구도는 여전하다. 하지만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야수와 투수는 상황 자체가 많이 다르다.

주전 드러나는 야수

기본적으로 모든 팀은 핵심이 있다. SK도 예외는 될 수 없다. 무한 경쟁이지만, 꼭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다. 대체 불가능한 카드다.

SK 3루는 최 정의 자리다. 팀의 간판타자이자, 공수의 핵심이다. 포수 이재원도 마찬가지다. FA로 풀린 정상호가 LG로 이적했기 때문에 더욱 이재원은 올 시즌 잘 버텨야 한다. 베테랑이자 공수를 겸비한 1루수 박정권도 마찬가지다. 중견수 김강민과 1번 타자로 낙점된 이명기 역시 붙박이 외야 주전이다. 지난 시즌 LG에서 이적, 팀의 중심 타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정의윤도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유격수는 고메즈가 낙점됐다. 강한 어깨와 유려한 글러브 핸들링이 돋보이는 안정감있는 수비를 스프링 캠프에서 보여줬다. 즉, 남은 부분은 2루와 함께 백업이다. 물론 경쟁은 계속된다. 1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투런홈런을 터뜨린 최승준은 1루수나 지명타자로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박재상과 조동화 등 베테랑들과 신예들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


안갯속 투수

여전히 4, 5선발과 필승계투조는 안갯속이다. 일단 3선발까지는 확정됐다. 비룡의 에이스 김광현과 함께 세든, 켈리가 선발진을 차지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아직 선발진과 필승계투조는 좀 더 봐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서 확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4, 5선발 자리는 미지수다. 일단 가장 낮은 타점에서 공을 뿌리는 박종훈이 앞서 있다. 여기에 문광은 문승원 이정담 등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에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하진 않았지만, 윤희상 역시 좋은 컨디션으로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SK는 올 시즌 가장 큰 숙제가 필승계투조다. 지난 시즌 주축이었던 정우람과 윤길현이 모두 FA 자격을 얻어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일단 희망과 불안함이 공존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마무리이자 필승계투조 중 한 명인 박희수의 몸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전유수도 버티고 있다. 게다가 롱릴리프와 필승계투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핵심이다. 박희수가 그 역할을 해야 하지만, 부상 후유증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 결국 올 시즌 SK 성적의 핵심 중 하나는 박희수의 부활이다. 오키나와(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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