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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20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조원우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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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소속팀인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떠난 돈 매팅리 감독 후임으로 데이브 로버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치(44)를 영입했다. 몇몇 베테랑 지도자가 후보로 거론됐는데, 메이저리그 감독 경험이 없는 로버츠 감독이 선택을 받았다. 샌디에이고의 앤디 그린 감독(39),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캇 서비스 감독(49)도 올해가 첫번째 시즌이다. 그린 감독은 지난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3루 코치로 일했고, 서비스 감독은 LA 에인절스 부단장 출신이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는 신임 감독, 저연차 감독이 주류다. 한신 타이거즈의 가네모토 도모아키 감독(48)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다카하시 요시노부 감독(41),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알렉스 라미레스 감독(42)이 선수 은퇴 후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센트럴리그 6개 팀 중 3개 팀이 새내기 감독을 맞았다. 슈퍼스타 출신인 이들은 눈에 띄는 코치 경력없이 지휘봉을 잡았다. 가네모토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야구해설을 하다가 부름을 받았다. 다카하시 감독은 지난해까지 요미우리 선수로 뛰었다. 베네수엘라 국적의 라미레스 감독은 2013년 요코하마 DeNA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뒤 일본 독립야구단을 거쳐 오릭스 버팔로스 순회 코치로 일했다.
나머지 3개 팀 감독도 초임 사령탑에 가깝다. 마나카 미쓰루 야쿠르트 스왈로즈 감독(45)과 오가타 고이치 히로시마 카프 감독(48)은 지난해가 첫 시즌이었다. 마나카 감독은 데뷔 시즌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3년차를 맞은 다니시게 모토노부 주니치 드래곤즈 감독(46)이 리그 최고 베테랑 감독이다.
매년 성적 부진에 따른 감독 경질, 신임 감독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구단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 구단과의 불화, 주축 선수들과의 마찰 등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감독 세대교체 분위기가 판을 움직이기도 한다. 새내기 감독 선임에는 이전과의 차별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다. 팀 분위기 변화를 위한 결정이다. 성적 외에 분위기 쇄신이라는 '플러스 알파'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젊은 감독이 선수들과 소통, 구단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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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2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올림픽 파크에서 2016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다. 오늘 팀 훈련에 합류한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가 김태형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시드니(호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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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감수해야할 위험이 있다. 일천한 지도자 경험에 대한 부담이 뒤따른다. 이 때문에 몇몇 구단은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가 40대 젊은 감독을 보좌한다.
지난해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초보 사령탑이 샴페인을 터트렸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49), 구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감독(53)이 데뷔 시즌에 나란히 한국시리즈, 재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태형 감독은 KBO리그 최초로 선수와 감독으로 같은 팀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마친 두산에 몇가지 운이 따라줬고, 소프트뱅크가 최강 전력을 갖춘 팀이었다고 해도 감독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정상을 밟지 못했을 것이다. 구도 감독은 2014년 재팬시리즈 우승 후 물러난 아키야마 고지 감독의 후임이어서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양대 리그의 우승팀 모두 초보 감독이 지휘했다.
초보 감독은 팀이 안 좋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릴 수 있다. 성적 부담 때문에 구단 눈치를 보게 되고, 주축 선수들에게 휘둘릴 때가 있다. 다양한 상황 변수로 인해 리더십이 위협받기도 한다. 이를 극복해야 '초보 감독' 꼬리표를 뗄 수 있다. 지난 시즌 이종운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김태형 감독과 나란히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는데, 3년 계약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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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도 감독. 사진캡처=소프트뱅크 호크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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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에 앞서 선동열 감독(2005년)과 류중일 감독(2011년)이 삼성 라이온즈 감독 첫해에 우승했다. 코치로서 풍부한 경험, 탁월한 선수단 장악력을 앞세워 초보 감독의 한계를 넘어섰다. 염경엽 감독(49)도 2013년 사령탑에 올라 3년 연속으로 넥센 히어로즈를 포스트 시즌으로 이끌었다. 새내기 감독같지 않은 지도력을 보여줬다.
올해 KBO리그에서 새내기 감독은 조원우 롯데 감독(45) 한명뿐이다. 스프링캠프, 시즌 초부터 '여러가지로 미숙한 지도자'가 아닌 '준비된 지도자'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최근 몇 년간 내부 잡음이 많았던 롯데가 올해 어떻게 달라질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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