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봉중근, ‘부활’의 키워드는 무엇?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6-02-02 08:49



LG 봉중근의 2015년은 악몽이었습니다. 5승 2패 15세이브 4.93의 평균자책점에 그쳤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한국 무대에 데뷔했던 2007년을 제외하면 풀타임 시즌으로는 가장 좋지 않았습니다. 2012년 마무리 투수 전환 이후 2014년까지 매년 2점 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26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했습니다.

봉중근은 투쟁심이 뛰어난 선수입니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김광현이 일본전에 선발 등판해 1.1이닝 7피안타 8실점으로 난타당해 패전 투수가 되자 봉중근이 두 번째 일본전에 자원 등판해 6.1이닝 3피안타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된 일화는 유명합니다. 마운드 위에서 항상 자신감 넘쳤던 봉중근이지만 작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2015년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WHIP(이닝 당 출루 허용)이 1.68, 피안타율이 0.319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특유의 예리한 제구력이 사라졌습니다. 유인구에 상대 타자들이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바깥쪽 위주의 로케이션으로 승부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습니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가운데 몸쪽을 과감히 꽂아 넣는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제구력 난조의 근본 원인은 구속 저하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봉중근의 빠른공 구속은 주로 140km/h대 초반에 형성되었습니다. 빠른공으로 윽박질러 승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인구 위주의 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2016년 봉중근 부활의 전제 조건은 구속 회복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봉중근은 올해로 만 36세가 됩니다. 140km/h대 중후반의 빠른공 구속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투구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짧게 던지는 마무리 투수로서도 나오지 않았던 구속이 최소 5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 투수로서 되찾을 수 있는지 여부에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그가 구속이 나오지 않아도 제구력만으로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봉중근의 부활은 그 자신은 물론 LG에도 중요합니다. 봉중근은 올 시즌이 종료되면 FA 자격을 취득합니다. 선발 투수로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그의 가치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2015년의 부진으로 인해 2016년 연봉이 4억 5천만 원에서 3억 원으로 33.3% 삭감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가 선발 로테이션에 정착할 경우 LG는 확실한 좌완 선발 투수를 얻게 됩니다. 지난해 LG는 좌완 선발 투수 없이 시즌을 치러 좌타자가 많은 팀에 고전했습니다. 외국인 투수 1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팀 내 유일한 좌완 선발 투수가 봉중근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사, 우규민, 류제국에 봉중근까지 안착할 경우 LG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짜임새 있는 선발진을 갖추게 됩니다.

2015년 LG의 추락 원인 중 하나는 마무리 봉중근의 부진이었습니다. 2016년에는 선발 투수 봉중근이 LG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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