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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추운 남쪽나라'로 간 한화, 선수 부상 위험은 없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1-31 05:56 | 최종수정 2016-01-31 05:59


◇ 25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에스밀 로저스와 안영명 김민우 등 한화 투수진이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미국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미국령 괌, 호주 시드니, 그리고 일본 시코쿠 고치. KBO리그 10개 구단이 지난 15~17일 부터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장소다. 프로야구 선수 비활동 기간인 1월 중순에 구단들이 해외 전지훈련에 나서는 이유는 하나다. 한겨울 국내보다 따뜻한 곳, 좋은 훈련 환경에서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곳'에서 1차 훈련을 마친 대다수 팀이 2월 중순 일본 오키나와, 규슈의 미야자키, 가고시마로 이동해 실전에 중점을 둔 2차 캠프에 들어간다. 3월 초 시작되는 시범경기에 앞서 국내 구단, 일본 프로야구 팀을 상대로 연습경기를 한다. 이제는 공식처럼 자리잡은 KBO리그의 전지훈련 패턴이다. 스프링캠프 부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시즌 구상으로 머리가 아프지만 선수와 감독 모두 한목소리로 "전지훈련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시차, 훈련장 시설, 비용 등 고려해야할 게 많아도, 가장 중요한 건 훈련에 적합한 날씨다. 부상 걱정없이 마음껏 훈련이 가능한 따뜻한 날씨가 기본 조건이다. NC 다이노스를 비롯해 kt 위즈,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가 올해 1차 훈련지로 애리조나, SK 와이번스는 플로리다, 삼성 라이온즈가 괌, 두산 베어스가 한여름인 남반구의 시드니를 선택한 이유다.

스프링캠프 애기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따뜻한 남쪽 나라'이다. 위도상으론 한반도 아래쪽이니 '남쪽'이 분명한데, '따뜻함'이 부족한 곳이 있다. 한화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고치다.

1월 31일 고치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도, 낮 최고 기온은 14도. 주간 날씨 예보를 보면 2월 4~6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3도, 낮 최고 기온이 7~12도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 상공에 머물고 있던 찬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밀려와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 이상 한파가 닥쳤다고는 하지만, 고치는 국내보다 조금 따뜻한 수준이지 기본적으로 '따뜻한 남쪽 나라'라고 보긴 어렵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 1월 고치를 찾았는데 "스프링캠프지 치고는 춥다"는 말이 나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온이 떨어졌다. 캠프 초기에는 눈까지 내렸다고 한다. 아침 기온이 영하권이라면 해외 전지훈련지로 낙제다.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운동을 하기 어렵다. 부상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기온이다. 더구나 한화는 가장 많은 훈련량을 자랑하던 팀이 아니던가.


◇한화 이글스의 고치 스프링캠프는 초반 32명의 선수로 출발했지만, 이제 55명까지 늘어났다. 당연히 치열한 내부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고치 시영구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반면, 애리조나 피닉스의 1월 평균기온은 섭씨 5~19도이다. SK가 훈련중인 플로리다 베로비치의 낮 최고 기온은 21~25도, 괌은 28~29도, 시드니는 23~29도까지 올라간다.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에 좋은 기후 조건이다.

한화를 뺀 KBO리그 나머지 팀이 일본 외 지역에서 1차 훈련중이다. 물론, 김성근 감독과 고치의 인연이 없다면, 한화가 굳이 시코쿠로 갈 이유가 없다. 한화는 2월 13일 부터 오키나와로 옮겨 훈련을 계속한다.

다수의 야구인들은 일본이 1월 중순 부터 2월 초중순까지 이어지는 1차 훈련지로서 시차 외에 메리트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가고시마, 미야자키는 이 기간에 쌀쌀하고 오키나와는 비가 잦다. 지난해 오키나와에 40일 넘게 머물렀던 KIA는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한 뒤 2월 8일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훈련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차원에서 미국행을 결정했는데, 날씨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에서 1~2차 훈련을 했던 kt는 올해는 애리조나, LA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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