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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터지는 게임같은 훈련. 하지만 집중도는 최고?
보통 전지훈련이나 경기 전 타자들이 타격 훈련을 하는 방식은 비슷하다. 한 조에 4~5명의 선수들이 배치되고 배팅볼 투수가 던져주는 공을 돌아가면서 치는 방식이다. 그냥 공보고 공치기다. 피곤하거나 집중을 하지 못하면 의미없는 타격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나한의 제안으로 LG가 새로운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배팅볼 투수가 던져주는 공을 치는 건 같은데, 주자들을 그라운드에 배치하고 상황 설정을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무사 1루 상황이라고 한다면 우익수쪽으로 타구를 보내는게 베스트다. 우중간으로 빠지면 1루 주자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올 확률이 높아지고, 짧은 단타일 때도 1루주자가 3루까지 갈 수 있다. 1-1 상황 1사 3루라면 장타가 필요없다. 내야수 정면이 아닌 곳으로 굴리는 땅볼, 외야에 얕지 않은 플라이 타구가 필요하다.
그냥 게임만 하면 흥미가 떨어진다. 상금이 걸렸다. 똑같은 개수의 공을 치며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선수에게 300달러의 상금이 수여되기로 했다.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타점을 만들 수 있는 타구를 생산하기 위해 애를 썼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순간 집중력이 높아지고, 결과에 따라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되며 훈련 효과와 분위기 상승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이틀에 걸쳐 예선과 본선이 치러졌다. 과연 누가 우승을 차지했을까. 이번 훈련에서 가장 높은 집중력을 보인 선수는 손주인과 이형종이었다. 두 사람은 예선-본선에 걸친 타점 레이스에서 나란히 44점을 얻었다. 재밌는 건 상금을 갈라야하는데, 총각 이형종이 유부남 손주인을 위해 양보를 했다. 손주인에게 200달러, 이형종에게 100달러가 돌아갔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손주인과 2루 경쟁을 펼치게 된 정주현이 43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벌써부터 선수들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시추에이셔널 히팅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으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나한이 야구로는 큰 도움을 못줬지만, 인스터럭트로는 LG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분위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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