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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꾼 로사리오, 로저스를 '바보'라고 한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1-30 15:48


"바보야, 바보!"

한화 이글스에 새로운 개그 듀오가 탄생했다. 투수 에스밀 로저스(31)와 내야수 윌린 로사리오(27)가 그 주역들.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도 배터리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은 쉴 새없이 유쾌한 장난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팀의 새로운 개그 듀오이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선수 듀오인 윌린 로사리오(왼쪽)와 에스밀 로저스는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자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사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한화에서 뛰었던 로저스 덕분에 로사리오가 한층 쉽게 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심지어 로사리오는 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지 불과 이틀만에 동료들과 허물없이 어울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한화 동료들과 함께 뛴 로저스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로사리오 역시 친화력만큼은 로저스처럼 '월드클래스' 수준이다.

지난 29일밤에 한화 선수단 숙소에 도착한 로사리오는 30일 점심 때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고치 시영구장에 나타났다. 시차 적응 등을 감안해 김성근 감독이 오전 휴식을 선물한 덕분. 말끔히 피로를 씻어낸 로사리오는 이날 유니폼 차림으로 야구장에 나와 동료들과 공식적으로 상견례를 했다. 특히 상견례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고향(도미니카 공화국)에서부터 함께 봐왔던 로저스를 다시 만나게 돼 무척 기쁘다. 예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편안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로사리오는 과거 로저스의 별명을 깜짝 공개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실 '별명'으로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로저스였다. 전날 로사리오가 숙소에 도착하자 로저스는 김성근 감독과 동료들에게 "My son(내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익살맞은 장난을 쳤다. 실제로 콜로라도 시절 그런 식의 별명으로 불렀던 것. 로저스는 평소에도 팀 동료들에게 별명을 붙여주며 친근하게 다가서는 스타일이다.

하루가 지난 30일. 이번에는 로사리오가 반대로 로저스의 과거 별명을 공개했다. 로사리오는 "예전에 로저스가 골프를 좋아해서 동료들끼리 '티그레 우즈'라고 놀려댔다"며 말문을 열었다. '티그레 우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페인식 발음이다. 그런데 두 번째 별명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로사리오는 "또 하나의 별명이 있다. '바보'다. 오히려 그렇게 더 많이 불렀다. '바보! 바보!'"라고 말했다.

'바보'라는 발음이 우리말과 대단히 흡사했다. 당연히 한화 관계자들이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통역 요원을 통해 뜻을 재차 확인했다. 알고보니 그 단어는 스페인어로 칠면조를 뜻하는 'pavo'를 발음했던 것. 로사리오는 "얼굴이 길쭉하고 머리 모양이 특이해서 그렇게 부르곤 했다. 이번에도 보니 이상하게 염색했더라"며 껄껄웃었다.

그리고는 'pavo'의 발음이 한국어로는 'stupid(멍청이)'에 해당된다는 말을 전해듣자 깜짝 놀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 그런 뜻이 아니다. 내가 말한 '바보'는 멍청이가 아니고 그냥 칠면조"라고 정정했다. 로사리오의 익살스러운 표정변화에 현장 관계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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