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책임과 무한경쟁. 한화 스프링캠프가 달라진다.
시작은 단촐했다. 지난 15일 인천공항에서 스프링캠프로 출발한 한화 선수단은 김성근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빼면 겨우 32명 뿐이었다.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거나 재활중인 선수들이 대거 빠졌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훈련량이 많기 때문에 몸이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선수들은 다칠 우려가 있다"면서 간판 선수 김태균과 FA로 영입한 정우람을 비롯해 핵심 선수 대부분을 서산 2군 전용훈련장에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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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일본 고치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 때 선수들을 지도하며 오케이 사인을 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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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건 시작이었다. 김 감독은 "서산에 있는 코치진에게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몸상태가 올라온 선수들은 곧바로 고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그 말대로 됐다. 삼삼오오 고치로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19일(4명)부터 시작된 '고치 합류' 대열은 21일(3명)과 25일(5명)에 이어 28일 절정을 이뤘다. 이날 정우람을 포함해 무려 10명의 선수들이 고치 캠프에 합류했다. 29일에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도 온다.
결국 지난 15일 32명으로 시작된 한화 캠프는 보름 만에 55명으로 늘어났다. 역대 최대규모라고 불렸던 지난해(51명)보다 오히려 늘어난 숫자다. 이제야 본격적인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규모의 증가로 인해 한화 스프링캠프의 양상도 크게 달라지게 됐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제 캠프 최대인원이 구성됐다. 할 일도 엄청나게 많아졌다"면서 선수들에게 본격적인 경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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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주장 정근우가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번트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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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누가 살아남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선수들 모두 각자 책임을 지고 몸을 만들면서 훈련에 임해야 한다"면서 "작년에는 몸이 아픈 선수는 오키나와로 보내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 다 선수 본인에게 맡겨놓을 생각이다. 자기 스스로가 알아서 책임을 지고 훈련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이 더 가치있다"고 강조했다.
1군 엔트리는 28명이다. 지금 한화 캠프는 이 28명의 자리를 두고 55명이 경쟁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주전 자리에 조금 가까이 다가간 선수는 있어도 '100% 확정'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런 점을 강조하며 '무한책임' 그리고 '무한경쟁'을 주문하고 있다. 자기 이름에 자기가 책임을 질 때 진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한화 캠프가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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