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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큼은 달라져야 한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10개 구단.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쥔 선수들이 있다. 여전히 기대치는 높다. 능력도 있다. 하지만 한 번 꼬인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과연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사령탑도, 팬들도 한번 더 믿는다.
노경은, 한국시리즈 폼 유지해야
2012년 12승6패, 이듬해 10승10패를 거뒀다. 불펜에서 뛰다 선발로 전환해 A급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2013년 투구수가 문제였다. 정규시즌에서 정확히 3000개를 던지고 포스트시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소화했다. 2003년 프로에 뛰어든 이래 가장 많이 기록한 투구수. 결국 2014년 탈이 났다. 오프시즌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3승15패 9.03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지난해 성적 역시 1승4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47. 캠프에서 턱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래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 때의 구위, 배짱만 유지하면 팀에 큰 힘이 된다.
70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 12홈런 35타점. 초라한 성적표다. 2014년 116경기에서 타율 3할6리에 16홈런 87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가 1년 만에 추락했다. 양상문 감독은 부임 당시만 해도 "삼성 최형우와 같은 활약을 할 수 있는 타자다. 꾸준히 중심타선에 배치할 것"이라고 큰 기대를 드러냈다. "다른 홈 구장을 썼으면 벌써 대형타자로 주목 받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개막전부터 담으로 고생했다. 7월 중순에는 옆구리 통증으로 시즌을 접었다. 예기치 못한 부상이지만 프로 선수로서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달라져야 한다. 중심 타선에서 풀타임 활약해야 LG의 비상도 가능하다. 오프시즌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 캠프를 소화학 있는 양상문 감독. 일단 그를 4번에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권오준, 헐거워진 불펜의 키
2016년은 막강한 삼성 불펜의 위기다. 마무리 임창용이 방출됐고 셋업맨 안지만은 여전히 경찰 조사를 기다리는 처지다. 류중일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마운드를 보강하고 싶다"고 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기존 선수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심창민, 차우찬, 백정현, 박근홍 등이 사자군단 불펜을 책임질 전망이다. 여기에 최다 홀드 신기록을 수립했던 권오준도 있다. 그는 강속구에 체인지업을 섞어 던져 2006년 32홀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3번이나 받으면서 예전 같은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한다. 경험을 살린 노련한 투구로 살아남아야 한다. 80년생 권오준도 "올해가 마지막이란 각오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괌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기주, 풀타임 가능할까
이번에는 시계가 제대로 작동할까. 10억팔 한기주를 보는 시선은 몇 년째 같다. 팔꿈치 수술, 또 어깨 수술에 이은 긴 재활. 그를 1군 마운드에서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은 팬들 속은 타들어간다. 한기주는 2008년 26세이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이 없다. 2군 등판에도 비상한 관심이 쏟아질 만큼 특별한 선수지만, 지속된 통증이 문제다. 현재 캠프에서 동료들과 몸을 만들고 있다. 불펜 피칭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 150㎞가 넘던 직구는 140㎞ 중반대에서 형성되지만, KIA 입장에서는 한기주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것이 최고 시나리오다. 불펜 구상으로 머리가 아픈 김기태 감독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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