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LG 트윈스 |
|
'나는 이제 비주류가 아니다. 핵심이다.'
LG 트윈스의 1차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LG 숙소 역시 다른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아침 선수들 스케줄표가 붇는다. 보통 전지훈련 스케줄표에는 야수-투수조로 나뉘어 시간 별 훈련 프로그램이 적혀있고, 선수들 전달사항이 간단하게 전해진다.
하지만 LG의 스케줄표에는 특별한 내용이 추가된다. 고참 선수들의 이름과 소개 멘트가 적혀져 있고, 그들의 야구 인생을 설명하는 문장이 마치 격언처럼 적혀져있다. 23일 훈련 스케줄표 주인공은 7번 이병규였다. 제목은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이병규'다. 이병규는 2006년 당시 신고선수로 어렵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4 시즌 3할6리 16홈런 87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4번타자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는 부상 등으로 부진했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다시 'LG 4번은 이병규'라는 믿음이 자라나고 있다 .이병규도 이를 악물고 훈련중이다. 이런 이병규에 대해 '어느덧 팀 고참이 됐다. 나는 이제 비주류가 아니다. 팀 핵심선수다. 지켜보라. 반드시 증명하겠다!'라고 표현돼있다.
20일 훈련표 주인공은 베테랑 박용택. LG 대표타자 박용택은 '통산 타율 3할을 쳐도 더욱 발전하기 위해 지금도 고민하고 연구하며 노력한다!'고 적혀있다. 이렇게 하루에 1명씩 고참 선수들의 스토리가 선수단에 소개된다.
|
사진제공=LG 트윈스 |
|
LG는 몇 년 전부터 스케줄표 하단에 다양한 명언 등을 소개하며 선수단을 독려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방법을 조금 바꿨다. 이번 캠프는 유독 젊은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다. 양상문 감독이 팀 세대교체를 천명했기 때문. 때문에 형식적인 격언보다는, 이 젊은 선수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는 내용이 전해지면 좋겠다는 코칭스태프 의견이 반영됐다. 선배들의 성공 스토리, 그리고 그들이 야구를 어떻게 대하는지 글을 통해 보며 젊은 선수들이 하루 훈련의 시작에 더욱 의욕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이 메시지를 고참 선수들이 직접 작성하지는 않는다. 직접 쓰기에는 조금 민망할 수 있다. 이 내용은 유지현 수비코치가 작성한다. 유 코치가 캠프에서 스케줄표 작성 담당자다. 유 코치는 "올해에는 선수들의 마음에 와닿는, 공감할 수있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같이 훈련하고 있는 고참 선수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매일 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며 웃었다.
이는 젊은 선수들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주인공 고참 선수들도 자신에 대한 얘기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선-후배의 자유로운 교감을 통해 더욱 활기찬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LG. 이런 작은 노력부터 팀 변화의 초석이 다져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