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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지현 코치에 주어진 ‘두 번째 과제’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6-01-22 08:34



LG는 2016년 '빠른 야구'를 표방합니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를 뒤흔들고 득점력을 높이려 합니다.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 부합되는 팀 컬러로의 쇄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유지현 주루 코치의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빠른 야구는 유지현 코치의 두 번째 과제입니다. 첫 번째 과제는 수비 코치로서 LG의 내야 수비를 안정시키는 것이었습니다. 2011시즌 종료 후 수비 코치로 임명된 유지현 코치는 1군 진입 후 2년차를 마친 유격수 오지환에 공을 들였습니다.

오지환은 신체 조건과 강력한 송구 능력은 타고났지만 고교 시절 투수를 겸업해 유격수로서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2011년까지 그는 경기 후반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실책을 저질러 팀을 위기에 몰아넣는 일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유지현 코치가 수비 코치를 맡은 뒤 오지환은 괄목 성장했습니다. 포구에서 송구로 이어지는 오지환의 동작은 현역 시절 명유격수였던 유지현 코치를 빼닮게 되었습니다.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쉬운 타구에 대한 잔 실수도 확실히 줄였습니다. 2015년 오지환은 0.978로 리그에서 최고의 수비율을 자랑하는 유격수로 거듭났습니다.

유지현 코치는 작년 6월 주루 코치로 보직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시즌 도중 갑작스런 보직 변경으로 인해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주루 코치로서 전지훈련부터 함께 하며 선수들을 지도할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LG의 빠른 야구는 우선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 보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쳐야 합니다. 발은 빠르지만 주루 센스의 부족이나 소극성으로 인해 빠른 야구를 시도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단순히 도루 개수의 증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됩니다. 전반적으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성공률을 높여야 합니다. 타자의 범타보다 더욱 뼈아픈 것이 주루사이기 때문입니다. 루상에서의 횡사가 당일 경기의 승부를 가르는 요인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유지현 코치의 현역 시절 별명 '꾀돌이'처럼 LG 선수들이 세련된 주루 플레이의 DNA를 가져야 합니다. 무사 혹은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내야 땅볼이 나왔을 때 상대 내야수의 위치와 송구 능력, 그리고 주자 본인의 능력까지 판단해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할 수 있는 야구가 갖춰져야 합니다.


새로운 팀 컬러가 한 시즌 만에 완전히 정착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칫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LG가 빠른 야구를 표방한 만큼 상대 팀의 견제도 극복해야 합니다. 유지현 코치가 '빠른 야구 정착'이라는 두 번째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지 관심이 집중될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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