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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 KBO 롱런 용병들 올해도 잘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1-22 12:07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가 22일(한국시각) 팀의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후비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소사는 지난 2012년 KBO리그에 데뷔해 올해가 5시즌째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1.22/

10개팀의 외국인 선수 영입이 막바지 과정을 밟고 있다. 타자를 확정짓지 못했던 두산이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 닉 에반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투수 1명, 타자 1명을 남겨놓고 있는 한화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윌린 로사리오 영입을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나머지 투수 1명은 신중하게 고른다는 입장인데, 새로운 인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추진중인 두 팀의 영입 작업이 완료되면 올시즌 10개팀 외국인 31명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는 선수는 14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7명은 KBO리그서 경험을 쌓은 '믿고 쓰는' 구관(舊官)들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듯, KBO리그 적응을 마쳤고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올시즌에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그 가운데 올해가 KBO리그 3시즌째 이상인 '장수 용병'은 7명이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선두주자다. 니퍼트는 지난 2011년 두산에 입단했다. 올해가 6번째 시즌이다. 두산의 확실한 에이스로 그동안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기량을 유지한다면 국내에서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통산 58승32패, 평균자책점 3.47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정규시즌서 주춤했지만 포스트시즌서 잇달아 역투를 펼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결혼을 한만큼 안정적인 신분과 심신의 상태로 부상만 없다면 두자릿수 승수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승 경쟁서 앞서갈 유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NC 투타를 이끌고 있는 에릭 해커와 에릭 테임즈 역시 KBO리그서 베테랑 대우를 받는다. 해커는 2013년 데뷔해 3시즌 동안 31승24패, 평균자책점 3.57의 호투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19승5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전체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성격이 차분하면서도 승부욕이 강해 NC가 믿고 쓰는 '우승 청부사'라 할만하다. 해커의 강점은 자기관리가 철저해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킨다는 점이다. 올해도 15승 이상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테임즈는 지난해 사상 첫 40(홈런)-40(도루)을 달성했고, 타율, 득점, 출루율, 장타율 타격 4관왕에 오르며 MVP의 영광을 안았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테임즈가 타격 전 부문서 레이스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승 후보 NC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타자로서는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30세가 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해커와 테임즈는 김경문 감독의 '우승 한'을 풀어줄 핵심 멤버들이다.

LG의 에이스로 각광받는 헨리 소사는 올해 KBO리그 5시즌째다. 니퍼트 다음으로 경험이 많다. 2012년 KIA에 입단해 2014년 넥센을 거쳐 지난해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지난 시즌 32경깅서 194⅓이닝을 던져 10승12패, 평균자책점 4.03을 마크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올해 연봉은 90만달러. 19세였던 200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은 201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10경기 전부. 가능성 낮은 빅리그를 또 두드리기보다는 한국 무대에서 오래 던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SK 크리스 세든은 올해 부활에 성공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로 꼽힌다. 세든은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뛰다가 7월 SK의 부름을 받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적응에 애를 먹다가 시즌 막판 5연승을 거두면서 기량을 회복한 세든은 14승6패, 평균자책점 2.98을 올렸던 2013년의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KIA 브렛필은 이제 붙박이 중심타자나 다름없다. KIA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필과의 재계약을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143경기, 풀타임을 뛰는 동안 타율 3할2푼5리, 22홈런, 101타점을 때리며 허약했던 타선의 버팀몫 역할을 했다. 올해도 3번 또는 4번 타자로 나서야 할 상황이다. 국내 투수들에 익숙하고 광주라는 도시에 애착을 가지고 있어 올해도 맹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kt에 둥지를 트래비스 밴와트는 올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kt는 외국인 4명 가운데 선발투수로 3명을 영입했다. 나머지 2명은 한국 무대가 처음이다. 기량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밴와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SK에서 적응을 마친 투수다. 2014년에는 후반기 투입돼 9승을 따냈고, 지난해에는 7월초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5승을 올렸다. KBO리그 풀타임은 올해가 첫 해가 될 전망. 지난해 7월 1일 손목 골절상을 입은 경기가 kt전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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