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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의 색깔이 다양할수록 레이스가 흥미롭다'는 말이 있다. 서로 다른 야구 철학과 경기운영 방식이 만났을 때 볼거리는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유형의 감독들만 존재한다면 경기 양상은 상대적으로 단조로워진다. 선수든 감독이든 다양한 스펙트럼이 리그의 살을 찌우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올시즌에도 KBO리그는 다양한 유형의 사랑탑들이 벌이는 지략 대결이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사령탑의 철학과 원칙은 곧 경기 지휘 스타일로 연결된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조 감독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 지는 지금으로선 예상하기 힘들다. 기본과 집중력을 강조한다고 해서 엄격한 관리 야구를 펼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엄격함 속에서 선수 개인의 능력을 믿고 '감의 야구'를 펼칠 수도 있다. 조 감독이 시즌 개막부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궁금한 것은 이 때문이다.
조 감독은 2009년부터 한화, 롯데, 두산, SK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조 감독 역시 다양한 유형의 사령탑 밑에서 언젠가는 펼치고 싶은 지휘 방식을 고민해 왔을 것이다. 역대 감독들 가운데 롤모델도 있을 수 있다.
최근 사령탑에 오른 감독들의 사례를 보자. 지난해 초보 사령탑이었던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김 감독은 '뚝심과 믿음'이라는 베어스의 전통을 따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덧붙여 선수단을 향해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고, 대외적으로는 '쿨'한 이미지도 선보였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2013년 사령탑 데뷔 시즌 침착하고 안정적인 레이스로 팀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염 감독 역시 '관리와 믿음'이라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줬다.
부산 팬들은 올해 롯데가 최근 3년간의 침묵을 깨고 리그를 주도하는 팀으로 부활하기를 바라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왔다고 했서 롯데 야구가 새로워지지는 않는다. 전지훈련서 구상하고 있는 팀의 방향과 색깔을 조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간 조 감독의 고민이 이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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